오타니 前 통역사, 60억 아니라 219억 빼돌렸다

美 검찰 “오타니가 알고 있었다는 증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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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미국 프로야구(MLB) 선수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 사진=AFP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MLB) 선수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도박과 횡령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또한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통장에서 빼돌린 액수도 알려진 앞서 알려진 6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219억으로 확인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연방 검사 마틴 에스트라다는 미즈하라가 지난 2021년 1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19억원)가 넘는 돈을 무단 이체했다고 밝혔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미즈하라가 오타니와 오랜 시간 동행하며 쌓아온 신뢰 관계를 이용해 불법 스포츠 베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며 “오타니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앞서 미즈하라는 지난달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MLB 서울시리즈 기간에 불법 도박으로 진 빚을 갚고자 오타니 계좌에서 돈을 무단 이체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해고됐다. 그는 당시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에서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을 갚아줬다고 말해 오타니에게도 불법 도박의 오명을 씌웠다.

미즈하라는 해고당한 후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을 전혀 몰랐다고 말을 바꿨지만 오타니는 도박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곤욕을 치러야 했다. MLB 규정은 선수와 팀 직원이 야구 경기에 베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이와 관련 “오타니는 사법 당국에 휴대전화를 제공했다”며 “그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행위나 채무 변제를 알고 있거나 관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형사 고발장에 따르면 미즈하라 사건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운영되는 불법 스포츠 도박 조직과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통한 수익금 세탁에 대한 당국의 광범위한 수사 중 불거져 나왔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직후인 2018년, 오타니의 은행 계좌를 만드는 것을 도왔다. 오타니의 에이전트와 회계사, 재무 고문 등 다른 전문가들의 접근을 의도적으로 막고 실질적인 매니저 역할을 해오며 권한을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즈하라는 또한 오타니의 우승 상금을 자신의 개인 계좌에 가지고 있었다. 은행에 전화해 상금을 자신의 계좌에 받으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타니를 사칭해 송금을 승인하는 전화 기록도 확인됐다고 에스트라다 검사는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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