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연기가 '봉봉'…이탈리아 화산이 뿜어낸 '소용돌이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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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에트나 화산에서 도넛 모양의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현지 화산학자에 따르면 수증기 80%, 이산화황과 이산화탄소 20%로 구성됐다. 사진=AP 연합뉴스

유럽 최대 활화산인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에트나 화산에서 도넛 모양의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현상이 포착돼 화제다.

8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해발 3324m의 에트나 화산이 마치 굴뚝처럼 도넛 모양의 연기를 뿜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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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에트나 화산에서 도넛 모양의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사진=엑스(@volcaholic1)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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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에트나 화산에서 도넛 모양의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사진=엑스(@Ivan_Novara) 캡처

도넛 모양의 '소용돌이 고리'(Vortex ring)는 빠르게 뿜어져 나온 화산 가스가 원형 분화구를 통과해 생겨나는 것으로, 링 모양의 연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응축된 수증기다.

호주 국립대의 아나 카사 라모스 화산학자는 “원래는 무색이지만 응결 수준에 도달하면 희게 변한다. 그게 바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증기가 빨리 올라오고 응축된 다음, 고리를 형성하는 이유는 온도 차이 때문”이라며 “수증기는 매우 뜨거워지고 있다가 대기층과 같은 곳에 도달하면 찬 공기와 만나게 되고, 이 때 응결된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에트나 천문대의 보리스 벤케 화산학자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이 고리들은 흡연자들이 만들어내는 소위 '도넛 연기'와 흡사하다”며 “마그마 표면에 거품이 생겨 터지고, 좁은 원통형의 도관을 통해 빠른 속도로 가스 덩어리를 분출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현지 주민들은 이 같은 현상을 '반지의 여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라모스 박사는 “아름다운 현상이지만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징조일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관광객에게 당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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