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선] AI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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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정부와 민간이 손 잡고 인공지능(AI) 기술 강국 도약을 위한 AI 최고위 거버넌스 'AI전략최고위협의회'를 출범시켰다. 그간 분절적, 분야별로 나눠져있던 민·관 협의체를 모아 연계하고 통합적 시각의 국가적 AI 전략을 만들기 위해 구성된 것이다.

앞서, 2일에는 서울시가 'AI 행정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해가 서울시 AI 행정의 원년”이라고 밝힌 데 이은 후속조치다. 시는 총괄추진체계 구축으로 실·국 별로 흩어져 추진되던 사업 전문성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정책관을 컨트롤타워로 뒀다.

정부와 민간, 지자체가 한 목소리로 'AI를 가장 잘 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AI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조직 리더십부터 정비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조직과 정책이 잘 연계되는 것은 중요하다.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AI 시장의 가파른 기술 성장은 역사상 가장 빠르고 광범위한 디지털 혁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AI 경쟁이 치열하다.

GPT 모델을 개발한 오픈AI와 AI 반도체를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는 글로벌 빅테크 순위를 바꾸었다. 이렇다 할 AI 서비스를 내놓지 못 했다는 이유로 그 애플조차 투자자의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다.

AI 전쟁은 글로벌 차원에서 벌어지는 것이지만, 분명한 것은 기업이 전쟁의 주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픈AI와 직접 비교할 것도 없이 아직 많은 AI 기업이 성장 단계이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이 역대 최대로 많이 늘었지만, AI 분야에선 아직 단 한 곳도 없다.

정부가 직접 유니콘 기업을 만들 수 없다.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는 있다. AI 강국은 기술 발전만으로는 될 수 없다. 이를 지원하는 인프라와 정책적 환경이 함께 구축돼야 가능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AI 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생태계를 만드는 데 집중돼야 한다. 기업을 옥죄는 낡은 규제가 없는 지 살피고, 행정 혁신을 위해 공공부터 AI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거대언어모델(LLM)이 범용기술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는 산업 별로 새로운 융합과 혁신을 이끌고 있다. 산업 현장은 물론이고 교통, 안전, 복지 등 시민 접점 분야에서도 AI를 도입해볼만한 분야가 다양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근 디지털 전환이 늦었다고 했던 일본조차 정부 기관과 지자체에서 먼저 행정 업무에 AI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러한 공공 수요처는 기업에 보조금 형식의 지원보다 레퍼런스 확보 등으로 AI 서비스를 개발·서비스하는 기업에 훨씬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얼마 전 오픈AI가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일본에 사무소를 내기로 했다는 소식은 그만큼 일본의 AI 전환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방증한다.

정부와 업계 모두 향후 1~2년을 AI 골든타임이라고 본다. 응급의학에서 '골든타임'이란 주로 사고나 질병 같은 위급 상황에서 적절한 응급 처치를 시작할 때 가장 효과적 시간을 말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짧은 시간에 지혜로운 방향을 잡아야 한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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