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 서울 동대문에 정착한 만 19세 청년은 선거캠프에서 공보물을 접고 현수막과 의자를 나르며 정치를 배웠다. 배를 타고 막노동과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가다 '반값등록금'으로 늦깍이 대학생이 됐다. 평당원에서 시작해 국회의원이 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대문을 후보 이야기다.

장 후보가 22대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전남 순천에서 동대문구 전농동에 터를 잡은 지 22년 만이다. 인생의 절반 이상, 성인이 된 이후 모든 삶을 동대문구에서 보낸 그는 4년 전 총선에서 지역 주민에게 '새로운 동대문'을 약속했었다.

21대 국회가 끝나가는 현재 그 약속은 지켜졌을까? 장 후보는 “면목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쉽지 않은 사업을 잘 이끌어 왔다고 자평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면목선은 예타사업으로 지정된 바 있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역시 작년 5월 재정사업이 착공돼 올해 민자사업이 예정돼 있다”면서 “제가 시작한 사업은 물론, 출·퇴근 시간 걱정 없이 안전하게 아이를 키우며 일상을 즐기는 동대문을 주민과 함께 만들고 싶다. 처음부터 살았고, 평생 살아갈 동대문을 더 좋게 만드는 일을 시작한 만큼 끝까지 챙기고 싶다”고 피력했다.

구체적으로 출퇴근길, 생활권 등을 연결하는 자율주행 순환버스 도입과 청계천~청량리~떡전교로 이어지는 주민 힐링 숲길 조성 추진을 공약했다. 또 면목선 확정 시 신설될 전농역, 장안역 역세권 개발구역 지정 등 종합개발계획 수립, 답십리 카페거리를 제2의 성수동 카페거리로 조성하는 한편, 장안동이 가진 특색을 살려 모빌리티 엑스포 개최, 어린이병원 유치, 중랑천 세느강 프로젝트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 후보는 그의 말처럼 '흙수저' 출신이다. 청와대, 고시, 장·차관, 유학파, 인재영입 출신이 즐비한 정치인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21대 국회에서도 '청년'이 아닌 지역구 후보로 의원이 됐다. 다른 의원과 대화하다 보면 청년과 서민의 마음을 하나하나 설명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장 후보는 “좋은 국회는 국민을 닮은 국회다. 저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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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성경 1차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 의정활동에 대해선 “축구를 보다 직접 뛴 느낌”이라며 녹록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례적으로 전후반기에 국토교통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운영위원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등 4개 상임위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2개 특위에서 활동했다. 장 후보는 “저를 좋게 평가해 주신 것인지, 고생시키시려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열심히 챙길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당에서는 혁신위원장을 연속 두번 맡았다”면서 “최고위원이 된 후에는 윤석열 정권의 초법적인 폭주를 막아내는 '강한 야당'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워왔다”고 자평했다.


현 정부에 대해선 “얼마 전 초등학교 앞에서 인사하는 중에 한 초등학생으로부터 '대통령은 반성해야 해요'라는 말을 들었다. 무능한 정권에 대한 일침이 너무나도 명징했다. 다른 거 없다. 국민 목소리 무시하는 국정운영을 반성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