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이 26일(현지시간)부터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면서, 주가 급등으로 그의 자산이 단숨에 1.5배 불어났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영국 블룸버그 통신이 발표하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세계 500대 부자 목록에 사상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가 설립한 SNS가 우회 상장을 시작함과 동시에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트루스 소셜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이하 TMTG)은 이날 기업인수목적회사인 '디지털 월드 애퀴지션'(이하 DWAC)과의 합병 관련 법적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기업인수목적회사는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회사다. 우회 상장을 통해 이날부터 법적으로 트루스 소셜 주식이 된 DWAC 주가가 뉴욕증시에서 급등하면서 그의 자산도 덩달아 불어났다.
또한 TMTG는 전날 미 증권당국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26일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니셜을 딴 'DJT'라는 종목코드로 나스닥시장에서 자사 주식 거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사인 DJT의 데빈 누데스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빅테크 기업의 검열로부터 인터넷을 돌려받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DWAC 주가는 이날 35% 상승한 49.9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6개월 간 200%가 넘게 오르면서 지분 약 60%를 보유한 트럼프의 재산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탔다.
트루스 소셜의 연이은 적자 운영에도 불구하고 이런 주가 상승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DWAC 주주 대다수를 차지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매수 공세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TMTG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며 투자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TMTG는 지난해 첫 9개월 동안 34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반면 49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사용자는 엑스(X · 옛 트위터)보다 빠르게 사용자가 줄어들고 있으며, 활성 사용자도 감소해 매출이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