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로 5선을 확정하면서 스탈린을 넘어선 러시아 최장기 집권을 노린다.
18일 오전 러시아 국영통신 타스에 따르면 2024 러시아 대선이 개표율 95.08%에 달하는 가운데 대선후보이자 현 대통령인 푸틴이 87.32%의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니콜라이 하리토노프(러시아연방공산당 · 득표율 4.28%)와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새로운사람들당 · 3.85%), 레오니드 슬러츠키(러시아자유민주당 · 3.15%) 후보가 그 뒤를 이었다.
최종 개표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역대 최고 득표율 기록도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종전 최고 기록도 푸틴 대통령으로 2018년 당시 76.7%를 기록했다.
2000·2004·2012·2018년에 이어 대선에서 또다시 승리한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6년간 집권 5기를 열게 됐다.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 기간을 넘어 30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되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20년 개헌으로 자신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할 수 있는 길을 터놨다. 6선까지 성공하면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의 재위 기간(34년)도 넘어서는 사실상 종신 집권이 된다.
푸틴 대통령이 5선을 확정하면서 서방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압도적 승리로 민심을 실증하고, 전쟁 명분을 재확인해 서방과 더욱 강경하고 과감한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기자들과 만나 얼마 전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 마련된 자신의 선거운동본부에서 “그는 세상을 떠났다. 이것은 항상 슬픈 일”이라며 “나발니 씨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정부 구성원이 아닌 동료들이 나에게 나발니씨를 서방 국가 감옥에 있는 사람들과 교환하려는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했고, 이에 나는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발니 지지자들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투표소에서 시위를 촉구한 일에 대해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투표를 촉구한 것은 칭찬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