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일본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할 때 중소기업 임금수준은 한국(57.7)이 일본(73.7)에 비해 낮아, 한국의 임금격차가 일본보다 크다.
경총은 2002년에는 일본(64.2)이 한국(70.4)보다 낮았지만, 20년 동안 한국 대기업 임금이 급격히 인상되며 임금격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합친 임금수준은 일본을 넘어섰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상용근로자 월 임금총액은 399만 8000원으로 일본(379만 1000원)보다 높았다. 규모별로도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일본보다 높다.
한국과 일본간 임금격차는 20년간 다른 임금인상률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대기업이 지난 20년간 157.6% 상승한데 반해 일본 대기업은 6.8% 감소했다. 중소기업도 한국은 111.4% 인상됐지만, 일본은 7.0% 인상됐다.
근로시간과 경제성장률을 고려했을때도 임금인상률이 높았다. 한국은 20년동안 근로시간이 13.8% 줄어드는 동안, 월 임금총액은 122.3% 늘었다. 시간당 임금은 157.8% 상승했다. 반면 같은기간 일본은 근로시간과 임금에 거의 변동이 없어 2022년과 2002년의 시간당 임금도 비슷했다.
한국 대기업 시간당 임금 인상률(183.1%)은 1인당 명목 GDP 증가율(154.2%)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1인당 명목 GDP가 8.8% 증가했지만, 대기업 시간당 임금은 오히려 9.7% 하락했다. 시간당 임금뿐 아니라 월 임금총액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한국 중소기업의 시간당 임금 인상률(152.5%)은 한국 1인당 명목 GDP 증가율(154.2%)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일본 중소기업의 시간당 임금도 한국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한국은 일본과 달리 대기업의 누적된 높은 임금인상으로 인한 임금격차와 이중구조 심화로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다”며 “고임금 대기업일수록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청년 일자리 확대와 중소협력사의 경영여건 개선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