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수는 오히려 더 늘고 있다. 의사단체는 정부의 전공의 겁박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복귀 시한을 앞두고 업무개시명령 대상자를 대폭 늘리며 압박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오후 7시 기준 주요 99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사직서 제출자는 소속 전공의의 80.8%인 9937명이었다고 28일 밝혔다. 직전일인 26일 오후 7시 기준 집계 때의 80.6%, 9903명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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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이 20일 오전 6시를 기해 근무를 중단했다. 이날 서울의 한 대형병원 모습.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근무지 이탈자는 이들 병원 소속 전공의의 73.1%인 8992명으로 확인됐다. 이 역시 직전일 기준 집계 때의 72.7%와 8939명에 비해 조금 늘었다.

정부는 지난 26일 전공의들에게 이달 29일까지 근무지로 복귀할 것을 요청하며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기소 등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복귀 시한이 다가오면서 업무개시명령 대상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정부는 이날 업무개시명령 대상자가 27일 기준 100개 수련병원 9267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57개 수련병원 7036명 대비 2000명 넘게 늘렸다. 현장조사와 서류조사 등을 통해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 확인돼 불이행확인서를 받은 사례는 5976명이다.

서울 건국대 병원에서 지난 26일 전공의 12명이 복귀한 것이 확인되는 등 일부 전공의들의 현장 복귀 움직임이 있지만, 대부분은 아직 '관망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 대상자를 확대하는 한편 전날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 고발과 전공의 자택을 방문해 복귀명령을 내리는 등 사법처리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의협은 정부가 처벌을 통한 겁박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는 전체주의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28일 브리핑에서 “어제 보건복지부 차관의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발언에 이어 오늘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무리한 고발과 겁박을 지켜보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월 1일 이후 정부가 처벌을 본격화하면 앞으로 전공의와 전문의는 배출되지 않을 것이며, 선배 의사들도 의업을 포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