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서 민간 데이터 품질검증 기관 참여를 허용한다. 공공 부문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와 데이터 활용 확산에 대응하려는 포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초거대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관리 전문지원 사업(초거대AI·멀티모달 분야)'에서 데이터 품질검증 기관으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외에 민간 기관에 참여 문을 열었다.
그동안 공공 SW 사업에서는 법정 기관인 TTA가 데이터 품질검증 독점 지위를 이어왔다. 민간 기관은 실적이 전무했다. 이번에 일정 비율(예산 기준)에 한해 민간기관 참여를 허용하는 것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데이터 품질인증기관으로 TTA, 씨에이에스, 와이즈스톤 3곳을 지정했다. 이번에 품질검증 참여가 가능해진 민간 기관은 품질인증기관 지정을 받은 씨에이에스, 와이즈스톤이다.
이들은 이번 사업에서 AI 학습용 데이터 품질을 검증하고, 학습·성능 검증 등 품질 지표에 따라 품질 수준을 확인한다.
정부가 민간 기관까지 공공 SW 사업 데이터 품질검증에 참여하도록 한 것은 품질검증 수준과 속도를 높여 향후 늘어날 공공 AI 수요에 대응하고 동시에 데이터 이용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올해를 공공 AI 도입 원년으로 삼고 초거대 AI 로드맵 수립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데이터 활용 확대가 이를 위한 기반으로 보고 있다.
단, 민간 데이터 품질검증기관의 참여 비중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민간 기관 참여 비중을 최대 30%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령 TTA에 데이터 품질검증 예산 70%를 배정하고 나머지 30%를 2개 기관에 배정하는 식이다.
이번 사업의 경우 NIA는 최대 30% 비중을 놓고 씨에이에스와 와이즈스톤을 경쟁에 부쳐 한 곳을 선택할 지, 아니면 균등 배분할 지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참여 비중에 차별을 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씨에이에스와 와이즈스톤이 데이터 품질검증 기관으로서 전문성과 공신력을 인정받은 만큼, TTA와 차등을 두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데이터 품질검증 기관 참여를 확대하려는 것은 맞다”면서 “(데이터 품질검증) 참여 비중을 각각 어느 정도로 정할 지는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