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검색 시장' 둘러싼 구글과 MS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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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호 AI데이터부 기자

챗GPT가 아직까지 검색 시장의 판도는 바꾸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은 챗GPT를 탑재했어도 지난해 말 기준 검색시장 점유율 3.4%에 그쳤다. 여전히 구글이 91.6%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상황은 MS보다 구글에 불리하다. 구글은 '혁신 기업의 딜레마'를 겪고 있다. 혁신 기업은 안정적 수익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 개발을 이어가야 한다. 신기술 도입 과정에서 사업 모델을 바꾸면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흔들리며, 모델을 바꾸지 않으면 후발 주자에게 추월당하는 딜레마에 놓인다.

구글은 검색 광고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하지만 MS처럼 검색엔진에 LLM을 결합하면 스스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없애게 된다. LLM을 도입하면 검색 비용은 크게 증가하지만 챗봇 형태로 제시되는 검색 결과로는 광고 매출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구글이 오픈AI와 유사 수준 LLM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LLM과 검색 엔진의 결합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시가총액 3조달러(약 4000조원)를 돌파하며 시총 1위에 오른 MS는 검색 시장에서 맹추격에 나섰다. MS는 챗GPT와 '빙'을 접목하는 것처럼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MS에 따르면, 빙 점유율이 1%만 올라도 약 20억달러(약 2조6600억원) 수익이 창출된다. MS 연매출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초우량 기업인 MS에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의미가 있다.

이처럼 AI가 불러올 가장 큰 변화의 시작은 검색 분야다. 구글, MS가 아닌 제3의 기업이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다. 자체 AI·검색 엔진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도 글로벌 검색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다. LLM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제시하는 기업이 검색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