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올해 어려울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등 비교적 공식적인 타임 테이블이 잡힌 상태에서 진행됐던 이전 사례들과 달리, 예비·본인가 세부 일정이 공개된 바 없어 기약없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오는 4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있어 이후 여야 구도에 따라 정책 추진력이 상이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당초 제4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논의 출발점 자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독과점 비판 발언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 종료는 오는 2027년 5월 10일인데, 통상 예비인가 신청, 본인가 승인까지 2년 가까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임기 말 정치 이슈에 밀려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2015년 11월 예비인가를 받았지만 정작 본인가를 받고 은행 영업을 시작한 것은 한참 뒤인 2017년 7월이다. 준비법인 설립, 출자, 임직원 채용, 전산 시스템구축 등 필요한 사전 작업에만 3개월 이상이 필요하다. 만약 정부가 임기 내 제4 인뱅 출범을 보려는 의지가 있었다면 최소 현 시점에서 가이드라인 정도는 이미 나왔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4인터넷은행을 노리는 플레이어들이 소상공인 등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챌린지뱅크 성격을 띤다는 점도 양날 검이다. 자산규모로 미국내 16번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상업은행이었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이들 챌린지뱅크가 위험흡수능력에 약점을 보인다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SVB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첨단기술기업에대한 투자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연준이 연이어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SVB가 대거 보유하고 있던 미국 장기국채는 금리인상에 따라 채권평가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공교롭게도 SVB의 뱅크런 진행 속도가 빨랐던 요인 중 하나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자금 이탈이 간편한 모바일 은행 형태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다. SVB 사태 여파가 국내 금융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만큼, 신규 은행 등장에 대한 효익이 뚜렷해야 당국 설득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4인뱅 인가와 관련한 가이드라인 발표 여부 등은 결정된 바가 전혀 없고, 예비인가 배점항목에 대한 변동 여부 등도 현 시점에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