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학회 동계학술대회]전파기술, 양자부터 우주국방까지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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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파학회는 15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2024년 한국전자파학회 동계종합학술대회' 개회식을 개최했다. 학회 구성원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자파 기술이 우주, 위성, 양자 등 미래 산업 주도권을 쥐기 위한 핵심 주역으로 떠올랐다. 통신뿐 아니라 국방과 공공·의료 등 전 영역에 걸쳐 전파 중요성이 부각됐다.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전파 융합산업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

한국전자파학회는 14일부터 17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에서 '2024년 전자파학회 동계종합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이번 학술 행사는 '전파와 함께 세대를 넘어 세상을 넘어'를 주제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전자파 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행사에는 산·학·연·관 전문가와 학생 등 12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대회를 앞두고 471편의 논문이 투고되며 전파·방송·통신 분야 다양한 혁신기술과 도전과제, 연구방안이 제시됐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개회식 축사에서 “전파는 디지털 일상화 시대 핵심 자원이며 전파기술 발전은 지금의 ICT 강국을 있게 한 자산”이라며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과 제4차 전파진흥기본계획 등 미래 네트워크 주도권 선점을 위한 정책적 노력에 학회 역량을 결집한다면 전파 기반 다양한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파, 양자·우주산업으로 확산

학회는 전자파 관련 학술 지식을 기반으로 양자 이론의 접목, 위성과 우주로의 도약, 디지털 전파 융합 및 의료 등 새로운 분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개회식 이후 진행된 기조강연에서는 우주산업화를 위한 연구개발 방향과 국방 위성 관련 전파기술 전략 추진 과제가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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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년 한국전자파학회 동계종합학술대회

기조강연을 맡은 김정호 한화시스템 항공·우주사업대표는 “우주산업은 과거 정부주도, 중대형 위성 위주였으나 뉴 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민간 주도의 소형 군집위성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분야 전문기술이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융복합 산업으로 산·학·연간 유기적 협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은 상업 시장 중심으로 연평균 8.2%씩 성장해 2030년 1조2000억달러(약 16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도 우주산업화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요구된다.

김 대표는 “국내 우주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민간 주도 우주개발로의 단계적 전환을 위한 정책 마련과 국내 개발 위성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상용부품 적용 확대 제도 등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위성 초기운용보험 사업 예산 반영 및 보험 가입 제도화를 통해 수요자, 공급자간 정부 위성 사업의 운용 리스크 해소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양자 분야에서는 초전도 양자컴퓨팅 개발을 위해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큐비트의 정밀제어와 고도의 측정기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부는 올 하반기 자체 개발한 20큐비트 양자컴퓨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시하고 2026년 구축을 목표로 5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에도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용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단장은 “초전도 양자컴퓨팅은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은 만큼 요소기술과 시스템 기술의 연계가 중요하다”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주파 회로장치와 고주파 정밀 측정 등 전자파 측정 기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전자기 스펙트럼戰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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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운 육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장(소장)이 2024년 한국전자파학회 동계종합학술대회 개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기조강연 외에 6개의 주제강연과 3개의 해외연사 강연이 마련됐다. 특히 자주국방을 위한 전파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최창운 육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장은 “저출산에 따른 병역 감소 현상을 극복하고 국방력 강화를 위해 초연결·초지능화 무인 체계 확대 도입을 추진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전자파 기술 활용은 필수며 미래 전장의 핵심 구성요소”라고 말했다.

박영주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도 주제강연에서 “전장 영역이 지·해·공을 넘어 우주, 사이버 등 전자기전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전자기스펙트럼(EMS) 의존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드론·무인기 등을 이용한 전자기 스펙트럼 전쟁으로 현대전 양상이 변화하는 만큼 우리 군도 독자적인 공세적 전자기전 무기체계 구축와 전자기파 신호를 지속·수집 분석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반도 주변국이 최신 EMS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공세적 전자전 체계를 보유하지 못했다. 공군 보유 재머의 경우 초저대역·저대역 레이다 제압이 불가능해, 북한 방공무기체계를 뚫는데 제한적이다. 적의 고밀도 통합방공망을 원거리 교란하고 무선지휘통체 체계 무력화를 위해서는 전자기파 활용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 조원민 책임연구원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레이다 데이터 처리·분석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의 IMS 표방…산·학·연 교류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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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식 한국전자파학회장이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년 동계종합학술대회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학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6G 이동통신과 우주국방, 위성 분야에서 전파기술 융합연구 성과를 확인하고 산·학·연간 협업 계기를 마련했다.

전문연구회와 출연연, 공공기관, 산업체에서 구성한 21개 특별세션에서 102편의 논문발표가 진행돼 학술교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국제세션에서는 노부유키 카와이 KDDI 수석고문이 참석해 이동통신 커버리지 확장을 위한 비지상망(NTN) 기술과 모바일 위성통신 서비스에 대해 소개한다.

개회식 전날에는 전자장 기본 이론 등 학부생을 위한 튜토리얼과 양자컴퓨터 내 무선주파수(RF) 기술, 전자파 인체 영향, 저궤도 위성통신 등 최근 주목받는 전자파 연구 주제를 다룬 5개 워크숍도 진행됐다.

최형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전자파를 유해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아직까지 68.6%에 달하며 신기술 확산으로 불안감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위험성을 체계적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는 동시에, 국제공조 강화 및 전자파 안전정보센터 설립 추진 등 정보제공 확대를 통해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동계학술대회는 47개 업체·기관·연구소가 후원·협찬에 참여했다. ICC 제주 3층 로비에는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롯데렌탈, 에이티엠아이앤씨, 안리쓰 등 주요기업과 한국전파진흥협회 전파기술원 등 정부 산하기관 중심으로 36개 전시부스가 마련됐다. LIG, 한화를 비롯한 한솔테크닉스,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등 4개 업체는 채용설명회 부스를 열고 취업의 장도 제공했다.

조춘식 한국전자파학회장(한국항공대 교수)은 “이번 동계학술대회부터는 전시규모를 키우고 인적 교류를 활성화해 한국의 국제 마이크로웨이브 심포지엄(IMS)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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