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가 거래소 상장 1차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세무사회 등 기존 업역 단체와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한국세무사회는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거래소의 자비스앤빌런즈 코스닥 상장 미승인을 환영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거래소 상장위원회가 자비스앤빌런즈의 상장예비심사 청구 6개월여 만에 심사 미승인 결정을 내린데 따른 행보다.
구재이 세무사회 회장은 “국민의 권익보호와 세무대리질서 확립은 물론 선량한 투자자들의 손실을 방지할 수 있도록 올바른 판단을 내린 한국거래소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상장 불승인 결정을 계기로 정부와 국회는 최근 인공지능(AI)과 IT기술 발전이 눈부신데도 플랫폼사업자가 세무 외에 법률, 의료, 회계 등 다른 전문직역에서는 직접 서비스를 하는 곳이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그 이유를 차분하게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그간 세무사회는 자비스앤빌런즈 상장을 반대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상장 추진 과정에서도 세무사회는 한국거래소에 수차례에 걸친 건의서와 소명자료를 제출하며 상장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자비스앤빌런즈 상장을 미승인한 거래소 역시 세무사회 등 업역 단체와의 갈등, 인터넷은행 진출 등 사업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의 심사 미승인 결정에 자비스앤빌런즈 측은 향후 행보를 고심하고 있는 단계다. 상장위원회의 결정 이후에도 시장위원회 심사가 남아 있어서다. 하지만 통상 상장위원회에서 미승인을 받은 기업 대부분은 시장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해 자진 상장 철회를 결정하곤 한다.
자비스앤빌런즈 관계자는 “특정 단체가 상장 심사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여기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상장철회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상장 미승인을 계기로 혁신단체와의 갈등도 예상된다. 벤처캐피털업계에서는 거래소가 혁신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문제제기를 강하게 하는 분위기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