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자·판매자 모두에게 이득되는 경매 방식 있을까? KAIST, '해답 제시'

보통 경매는 참여자가 늘면 경쟁이 심해져 친구를 데려 갈 이유가 없다. 하지만 판매자는 가격을 올리기 위해 친구를 추천해 참여시켜 주길 원한다. 이런 판매자, 입찰자 이해관계 상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정승원 기술경영학부 교수가 이주성 성균관대 교수와 함께 참여자가 친구를 추천할 '유인'을 제공하며, 판매자 입장에서도 기존 경매 방식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경매 메커니즘 'GPR'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GPR 경매는 판매자에 기존 대비 많은 이익을 가져오며, 입찰자도 자신의 친구를 추천해 함께 참여하는 것이 항상 이득이 된다.

추천을 안 하더라도 낙찰을 받을 수 있으며 추천을 해 타인이 낙찰받게 될 경우, 오히려 직접 낙찰받는 것보다 더 큰 보너스를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비공개 입찰방식은 최고가격 경매나 차순위가격 경매가 있다. 최고가격 경매는 참여자 모두 입찰가를 비공개로 적어내고,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낸 사람이 해당 가격에 낙찰을 받는 경매 방식이다.

반면 차순위가격 경매는 최고가를 적어낸 사람이 낙찰을 받되, 두 번째로 높은 금액만 내는 경매 방식이다.

최고가격 경매 참여자 면에서 단점은 입찰가를 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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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R 메커니즘 예제.

두 번째로 높은 금액보다 아주 조금만 높게 적어내는 것이 최선이지만,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2014년에 최고가 경매로 팔린 한전 부지는 현대차가 10조5500억 원에 낙찰을 받았고, 두 번째 금액으로 추정되는 삼성전자 입찰가가 4조6700억 원이라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가 있다.

이렇기 때문에 규모가 큰 최고가격경매의 경우, 경쟁자의 입찰가를 알아내기 위해, 또 역으로 거짓 정보를 흘린다든지, 많은 신경전이 일어나기도 한다.

차순위가격 경매의 경우, 경쟁자가 어떻게 입찰하든지 간에 상관없이 각 참여자가 자신의 실제 가치를 입찰하는 것이 본인한테도 최선이 되는 '유인합치성'이라고 불리는 좋은 성질이 있다.

차순위가격 경매는 이를 연구한 노벨경제학 수상자 월리엄 비크리 이름을 따서, 비크리 경매라고도 부른다.

일반적인 환경의 비크리 경매에서는 각 참여자가 자신의 외부효과만큼 지불하는데 이를 통해 유인합치성이 만족되게 된다.

하지만 추천을 통해 비크리 경매에 참여하는 경우, 과도한 추천 보너스 지급으로 인해 정작 판매자의 수익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지피알 경매의 경우, 외부효과를 추천 네트워크상의 그룹별로 계산함으로써, 여러 좋은 성질을 가지게 된다.

연구에 참여한 정승원 KAIST 경영대학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입찰자 입장에서도 손해 볼 걱정없이 다른 입찰자를 추천해 참여시킬 수 있고, 판매자 입장에서도 마이너스 수익이 발생하지 않음은 물론, 기존 여러 경매 방식보다 수익이 항상 더 크게 나오는 경매 방식을 최초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또 모든 수익을 판매자와 직접 연결된 입찰자와 판매자 둘이서만 나눠 가지게 되는 GPR 메커니즘의 내쉬 균형의 경우, 마치 원청업체가 하청업체보다 높은 수익을 얻는 상황의 극한값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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