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월 수출 호조 민·관 공조로 이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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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달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서 우리 경제도 힘차게 출발했다.

1월 무역수지 흑자는 3억달러로 큰 폭은 아니지만 6개월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무역수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간 것은 그간 부진했던 수출 최대 품목 반도체가 회복세로 들어선 것이 가장 컸다. 반도체는 HBM 등 고부가메모리 수요 확대로 73개월만에 최대 증가율을 달성했다. 자동차도 전기차 판매 부진에도 1월 기준 역대 최대 수출액을 일궜다. 이를 통해 1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8% 증가한 546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개월만에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셈이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은 각각 6개월, 5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 수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중국 수출이 107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022년 5월 이후 20개월만에 흑자로 전환한 것은 고무적이다. 대미국 수출도 26.9% 늘어난 102억 달러로 6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기세를 이어가면 올해 정부가 목표로 제사한 수출 7000억 달러도 달성 가능한 목표로 기대된다.

하지만 변수도 존재한다. 세계적인 전쟁으로 지역별 정세가 불안한 데다 올해 국내 총선은 물론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대형 이벤트를 앞뒀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인스타인 전쟁은 중동지역으로 확산될 징후가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포성도 아직 멎지 않았다. 또 주요 수출국인 중국은 부동산 침체 등으로 경기 둔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역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국 이익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는 물론 자동차, 디스플레이, 조선 업황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이들 국제 정세는 우리가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철저한 정세 분석에 맞춘 시나리오에 기반한 업종별 전략과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를 위해 해외에서 벌어지는 동향과 대응 전략을 민간에게 즉시 전파하고 이에 맞춰 민간 기업은 수출 전략을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또 기업이 신용이나 금융에 발이 묶여 시장에 쩍극 다가설 수 없는 일을 막기 위해 유동성을 제 때 공급해야 한다. 한마디로 민과 관이 '2인3각' 경기처럼 한몸으로 뛰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2024년을 우리나라 수출이 6000억 달러를 넘어서 7000억 달러를 처음 찍는 해로 기억할 수 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