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앙 부처 업무보고를 대신한 민생토론회에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민생토론회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자리라 무게가 더욱 실린다.
지난 25일 열린 민생토론회는 '출퇴근 30분 시대, 교통격차 해소'를 주제로 진행됐다. 수도권 출퇴근 교통난, 지방 교통 인프라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 결정에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박상우 국토교통부장관은 '교통 분야 3대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3대 혁신에는 속도. 주거환경, 공간을 주제로 한 정책이 소개됐다.
이날 발표 주인공은 단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였다. '2기 GTX' 노선 최종안이 처음으로 공개됐고 '1기 GTX' 연장 노선도 발표됐다. 민생토론회 후속 행사로 GTX-C 노선 착공 기념식도 열렸다. GTX가 전 국민의 관심사인 만큼 발표 이후 성공적인 행사로 마무리됐다는 자평도 들린다.
다만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아쉬움은 남는다. 이번 민생토론회에서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언급은 없었기 때문이다. 민생토론회 부처 합동보도자료 제목은 '교통 분야 3대 혁신+ 전략' 이었다. 별첨 자료 마지막에서야 등장하는 미래 모빌리티 부문 대제목에 '+(플러스)' 가 표기된 것을 보고서야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올해는 미래 모빌리티에서 매우 중요한 해다. 도심항공교통(UAM) 수도권 실증이 올 상반기 처음으로 실시된다. 하반기부터는 실기체를 이용한 운용 실증 프로그램인 그랜드 챌린지가 전남 고흥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한국의 UAM실증사업은 '세계 4대 UAM 실증사업'으로 불릴 만큼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도 2년 여만에 통신 방식을 결정한 만큼 본격적인 추진에 힘을 쏟아야할 때다. C-ITS는 주변 차량 정보와 도로, 보행자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해 안전 운전을 보조하는 시스템이다. 완전 자율주행(Lv4) 상용화도 이제 3년 앞으로 다가온만큼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작년 말 단일 통신방식으로 결정된 LTE-V2X는 아직 실제 도로 실증도 거치지 않았다. 실증을 거쳐야 취약점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기준을 세울 수 있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려면 최소 1년 여 간 기간이 소요된다. 미국의 경우 이미 작년 10월 V2X 투자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단기, 중기, 장기에 걸쳐 C-ITS 인프라 구축계획을 세부적으로 수립했다. 유럽이나 중국 역시 구축 기반을 마련한 것과 대조된다.
이번 민생토론회에서 C-ITS 사업 재추진에 대한 올 한해 밑그림 정도는 언급됐어야 한다. 오는 2030년까지 전국 도로에 C-ITX 통신인프라를 구축하려면 실증, 재원 등 더욱 발 빠른 준비가 필요하다. LTE-V2X와 상호 호환되지 5G-V2X 전환에 대한 로드맵도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미래 모빌리티 상용화는 수십 년 후 먼 얘기가 아니다. 한국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전제로 역량을 끌어모아야 할 것이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