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수출 중심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형성됐지만 국내 기업 상당수가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시점을 올해가 아닌 2025년으로 내다봤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156개 제조기업 대상으로 '기업이 바라본 2024 경영·경제전망'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조사 결과 경제 회복 시점에 대해 '내년(2025년)부터'라는 응답이 40.1%로 가장 많았다. '올해 하반기'(34.2%) '2026년 이후'(16.9%)가 뒤를 이었다. '올 상반기' 또는 '이미 회복국면'이라는 응답은 8.8%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기업들이 올해가 아닌 내년으로 경기회복을 예상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업 대출금리가 5%대를 돌파한 후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다. 8차례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대출금리가 4월 5.09%에서 11월 5.36%로 상승했다.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하락했으나 상승이 시작되기 전인 2021년 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불안정한 국제정세로 인해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업들은 경영전략으로 '성장'(35%)보다 '안정(55.5%)'에 방점을 두고 경기회복세를 관망할 것으로 나타났다. '축소 전략'을 택한 곳은 0.5%에 불과했다.
매출, 수출, 투자 등 구체 경영실적도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수출은 '동일 수준'을 전망한 기업이 44.3%로 가장 많았다. 반면 '증가'는 27.7%, '감소'는 28.0%로 비슷했다.
투자의 경우 '동일 수준'을 전망한 기업이 46.4%로 가장 많았다. '감소' 29.5%, '증가' 24.1%로 뒤를 이었다. 매출은 작년과 비교해 '증가'(34.5%) '동일 수준'(31.5%) '감소'(34.0%)로 응답해 구간별 비율 차이가 크지 않았다.
기업들은 올해 가장 위협적인 대내외 리크스로 '고원자재가·고유가'(51.1%) '고금리 등 자금조달부담'(46.6%)을 꼽았다. '인력수급과 노사갈등'(21.6%) '수출부진 장기화'(20.0%) '전쟁 등 돌발이슈'(14.2%) 순으로 응답했다.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물가관리와 금리정상화'(71.0%)가 가장 필요하다고 했다. '기업부담규제 완화'(31.2%) '수출경쟁력 강화'(27.0%) '노동시장 개혁' (21.7%) '미중갈등 등 대외위험 관리'(19.8%) '국가전략산업 지원 확대'(11.9%) 등 순으로 응답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지난해 말부터 수출 중심으로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나 실제 체감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정부와 기업 모두 고물가·고금리 등 당면한 위험요인에 대비하고 신산업 투자·지원으로 잠재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