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웨어 가격 인상 움직임…애타는 e커머스 업계

업계 대부분 서버용 SW 사용
고객사별 최대 5배 인상 관측
독과점 감안 수용할 수밖에
“공정위 적극 나서야”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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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VM웨어 제공〉

e커머스 업계가 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 'VM웨어'의 가격 인상 움직임에 동요하고 있다. 올해부터 SW 가격을 두 배 이상 올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플랫폼 서버의 SW 전환·적응 기간과 VM웨어의 독과점 상황을 감안할 경우, 가격 인상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e커머스 업계를 기점으로 VM웨어의 가격 인상 여파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e커머스 업체들은 VM웨어 가격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VM웨어가 재계약 대상 고객사별로 SW 가격을 최소 두 배에서 다섯 배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실제 한 e커머스 업체의 경우, VM웨어가 재계약 제안서를 발송했다가 가격 인상을 위해 제안서를 회수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위해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계약 시점이 도래한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VM웨어는 서버 가상화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SW 기업이다. 세계 각국의 서버 제조사, 정보기술 업체 등이 고객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글로벌 서버 가상화 SW 시장에서 VM웨어는 41%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1위 기업이다.

다수의 국내 유통업체 대다수도 서버 운영을 위해 VM웨어 SW를 사용하고 있다. e커머스 업체 중에서는 G마켓, 11번가, 쿠팡 등이 대표적이며 롯데홈쇼핑, NS홈쇼핑, 스타벅스 등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하이닉스, 카카오 등도 주요 고객사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가격 인상 움직임이 지난해 11월 '브로드컴' 인수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하드웨어(HW) 기업 브로드컴은 지난해 약 610억 달러에 VM웨어를 인수했다.

브로드컴은 VM웨어 인수 이후 수익성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VM웨어 본사 직원을 1300명 해고하고 비핵심 사업 부문을 모두 매각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과거 CA테크놀로지스, 시만텍 인수 이후에도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한 이력이 있다.

e커머스 업계는 가격 인상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플랫폼 서버 운영 핵심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적응·변환에 최소 1~2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밀접하게 맞닿아있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업체로서 서버 SW 전환은 치명적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글로벌 기업의 일방적인 가격 인상안을 수용해야 할 수도 있다.

공정당국이 VM웨어 가격 횡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해 브로드컴과 VM웨어의 기업 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하면서 국내 수요 업체에 대한 가격 인상 등의 피해를 차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단순 HW·SW업계를 넘어 후방 산업까지 기업 결합에 대한 영향을 분석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연묵 단국대 교수는 “VM웨어를 오래 사용했던 기업은 단기적인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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