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해 모태펀드에 9697억원을 출자한다. 지난해 본예산보다 42.3% 이상 증가한 규모로, 정부는 이번 예산 편성을 통해 2조원 이상 자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한국벤처투자에서 '제1차 모태펀드 출자전략위원회'를 열고, 모태펀드 사업에 앞서 출자 방향을 논의했다고 5일 밝혔다.
모태펀드 출자전략위원회(이하 위원회)는 모태펀드 출자 방향 수립 과정에서 민간과 소통 절차를 제도화한 것이다. 민간 주도 벤처생태계 조성 기조하에 모태펀드 운영 또한 민간과 긴밀히 논의하기 위해 출범했다. 위원회는 출자 공고에 앞서 모태펀드 투자 방향을 민관이 함께 논의해 시장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논의 내용은 다음 연도 예산안 편성 과정에도 반영한다.
이날 위원회에는 위원장인 임정욱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을 비롯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 윤건수 벤처캐피탈협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업계를 대표하여 참석했으며, 모태펀드 중점 출자 분야별 전문가도 함께했다.
먼저 1차 위원회 회의에서는 위원회의 기능, 구성 및 운영 등을 규정한 '모태펀드 출자전략위원회 운영규정' 제정안을 논의·확정했다. 또 올해 출자 분야별 예산 규모를 공개하고 이에 대한 의견도 청취했다.
모태펀드 실적도 공개했다. 위원외에 따르면 2005년 모태펀드 출범 이후 총 276개 펀드가 청산 완료됐으며, 청산펀드는 출자원금 1조9000억원의 1.3배인 2조4000억원을 회수했다. 연평균 수익률(IRR)은 7.5%로, 통상 벤처펀드는 리스크가 크다는 인식과는 달리,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견조한 성장세를 토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했다. 청산펀드 약 70%(190개)에서 수익이 발생했으며, 특히 상위 30%(83개) 펀드는 10% 이상 높은 수익률도 기록했다.
지난해 청산펀드 중 우수 사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A펀드는 세컨더리 분야에서 C사 등 우량 구주에 투자해 3.85배 수익배수를 기록했으며, B펀드는 D사 투자에서 139배 수익을 획득하는 등 우수 투자실적을 토대로 2.55배 수익배수를 기록했다.
임정욱 창업벤처혁신실장은 “모태펀드는 벤처투자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서 벤처투자 시장의 미래를 가늠케 하는 등대 역할을 해왔다”며 “오늘 첫걸음을 내디딘 위원회를 통해 내년도 예산안 편성 등 향후 출자 전략 또한 업계와 긴밀히 논의해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