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 반도체 장비 특허 4%…외산 독식 심화

장비·부품 자립화 토론회
KLA 83건·ASML 60건 달해
국내 세메스 7건 등 11건 그쳐
업계 “정부 지원체계 절실…
반도체 제조사와 협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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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는 20일 서울 엘타워에서 개최한 '인공지능을 통한 반도체 장비 및 핵심 부품의 지능화 및 자립화율 향상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장세억 SK하이닉스대학교수(좌장),황종진 SK하이닉스 TL, 우상정 케이씨텍 전무, 성기석 RTM 대표, 윤정식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단장, 정진욱 한양대 교수가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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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공정 장비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려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국내는 기반 기술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천 기술력을 가늠하는 주요 특허 96%를 외산 장비 업체가 독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뜩이나 소수의 글로벌 기업이 반도체 장비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국산 장비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지 우려된다.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는 20일 서울 엘타워에서 개최한 '인공지능을 통한 반도체 장비 및 핵심 부품의 지능화 및 자립화율 향상 방안 토론회'에서 2021년부터 올해까지 추적 조사한 AI 기반 반도체 장비 특허 현황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SML·램리서치·도쿄일렉트론(TEL)·KLA 등 해외 상위 10개사가 AI 반도체 장비 관련 특허를 총 269건 출원했다. KLA가 83건으로 가장 많았고, ASML(60건), 히타치하이테크(38건), 어플라이드(25건)가 뒤를 이었다.

반면 국내 반도체 기업 상위 10개사 특허 출원 현황은 미흡했다. 전체 11건으로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가 7건, 케이씨텍이 3건, 피에스케이가 1건에 불과했다. 국내 기업의 AI 반도체 장비 특허 비중이 전체 4% 수준에 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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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반도체 장비사 AI 관련 특허

한규민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팀장은 “2021년 첫 조사(국내 3건)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외국계 기업과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며 “국내 장비사들이 AI 기술 접목에 관심을 보이지만 실제 기술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장비에 AI를 접목하는 건 글로벌 트렌드이자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반도체 제조사들은 AI로 공정을 분석하고 불필요한 웨이퍼 손실과 결함을 파악, 공정을 최적화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공정 핵심인 수율 개선에도 AI가 쓰인다. 사업단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 공정에 AI를 적용하면 생산성을 높여 소요 비용의 17%를 절감할 수 있다. 연구개발(R&D)·반도체 설계·운영·마케팅 등 전체 영역에 AI를 도입할 시 40% 가까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외산 장비사가 앞다퉈 AI 기반 반도체 장비를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도체 장비에 센서를 부착,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걸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워 신규 수요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계측·검사 분야에서 AI 기술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업계에서는 AI 기술 접목을 위한 전문 인력 등 R&D 여력 부족을 토로했다. 또 AI 기술을 적용하려면 공정 과정에서 상당량의 데이터를 얻어야 하는데, 보안 등의 문제로 접근 자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상정 케이씨텍 전무는 “장비 업계에서 데이터 없이 AI를 구현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글로벌 장비사와 비교했을 때 인력·환경적으로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에 반도체 제조사와의 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AI 기술이 반도체를 만드는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나아가 우리 반도체 장비 업계의 자립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기업 간 협력 뿐 아니라 정부 지원 체계도 갖춰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