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지주사 CJ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분산돼 있던 조직을 통합하고 집중력을 높여 지주사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려는 복안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정기 임원인사 전 실시하는 것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혁신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이날 지주사 CJ 조직개편안을 사내 공지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김홍기 경영지원 대표 산하에 있던 전략기획과 사업관리그룹이 통합 재편된다. 앞서 지난 7월 조직개편으로 전략기획그룹 직책을 없앤데 이은 조치다.
김 경영대표 산하에 전략기획실과 미래경영연구원, 사업관리그룹, 마케팅·인사지원·재경 등 별도 실을 두고 있었다. 이번 개편으로 사업관리그룹 산하인 재무전략실, 관리 1·2실은 모두 대표 직속 조직으로 편제됐다. 재무 조직도 단일화한다. 기존 재무운영실과 사업관리그룹 산하에 있던 재무전략실은 통합 운영된다.
강호성 경영지원대표가 사임하면서 김홍기 대표가 임원 인사 전까지 경영과 경영지원 대표직을 모두 겸임한다. 작년 CJ는 당시 대외환경과 대응력 강화를 위해 경영지원 대표를 신설하고 김홍기 대표와 강 대표 2인 체제로 운영해왔다.
정기 임원인사에 앞서 지주사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은 사업 계열사보다 선제적으로 그룹 전반에 걸친 전략을 재정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달 주재한 '온리원 재건 전략회의'에서 “그룹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위한 조직 재편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올해는 CJ그룹이 새롭게 구축한 중기전략 실행 원년이기도 하다. 작년 이 회장은 향후 3년의 새 중기전략과 실행안을 각 계열사에 주문했고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에 나섰다. 중기전략의 키워드는 △초격차역량 확보 △4대 성장엔진 중심 혁신성장 가속화 △최고인재 확보 △재무전략 고도화 등이다.
정기 임원인사 시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내년 초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인사는 지난 2년 동안 대표이사급 인사 폭이 적었던 만큼 대규모 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CJ 관계자는 “임원인사에 앞서 지주사 조직 개편안이 발표된 것은 맞다”며 “그룹과 계열사 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이 실시됐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