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산업 전망, 바이오 '맑음' 이차전지 '흐림'

내년 주요 산업의 수출회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종 전망이 가장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는 '좋음', 철강·석유화학·이차전지는 '어려움'으로 예상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0개 주요 업종별 협·단체 등과 함께 '2024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를 실시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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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국내 주요산업 기상도

주요 업종 중 내년 전망이 맑은 곳은 제약·바이오다. 국내에서 1800여개 신약 후보물질이 개발 중으로 기업의 공격적 R&D투자와 함께 내년 신약 후보물질 또한 증가세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신약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승인을 받는 한국 신약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출범, K-바이오 백신 펀드 결성, 한국형 ARPA-H 추진 등 정부의 산업육성 기조가 강화되면서 제약·바이오업종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기계, 디스플레이 등은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반도체산업은 업황 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국이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천문학적 규모의 인센티브를 쏟아내는 상황이어서 불안요소가 있다고 봤다. 내년 자동차 업종 수출은 올해 대비 1.9% 증가하지만 중국의 전기차 저가 공세, 일본의 하이브리드차 선전 등이 부정적인 영향으로 전망됐다. 조선업은 국내 친환경선박의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 호재지만 경기 불확실성과 해운시황의 더딘 개선이 하방리스크로 꼽혔다.

디스플레이산업도 자동차·IT제품에 적용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가 확대되면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업체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등 경쟁국이 OLED 양산기술 개발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서는 직접환급제(Direct Pay) 도입,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시설투자 세액공제 일몰기한 연장 등 투자활성화 정책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철강·석유화학·이차전지 업종은 내년 '흐림' 전망이 나왔다.

철강 산업은 중국산 철강의 지속적인 국내 유입이 부정적 요소로 지목됐다. 올해 1~10월 기준 중국산 철강의 국내 유입은 전년 동기 대비 34.6%나 급증했다. 석유화학업종은 국제유가 상승 및 국내 생산시설 가동 정상화는 긍정 요인이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공급과잉과 경제성장률 둔화로 인해 극적인 업황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높은 성장세를 보인 이차전지도 '흐림'으로 전망됐다.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전기차 가격, 국내외 전기차 보조금 폐지·축소 움직임 등이 결합돼 전기차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주요산업 전반에 수출회복 흐름이 예상되긴 하나 중국의 생산능력 향상과 주요국의 자국산업 보호 노력에 따라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기업의 R&D·혁신 노력과 더불어 민간부문의 회복 모멘텀 강화를 위한 규제완화·투자보조금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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