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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난 조직 위에 있는 바이오봇 '앤쓰로봇'. 사진=터프츠 대학교/와이스 생물감화공학 연구기관

미국의 과학자들이 인간의 세포로 만든 작은 로봇을 통해 손상된 뉴런(신경세포) 상처를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네이처저널·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터프츠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 부설 와이스 생물감화공학 연구기관은 인간의 세포로 만든 로봇을 개발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당초 아프리카 발톱개구리의 베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로 생체로봇(Xenobot)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로봇은 인간 세포에서 유래하지 않아 수작업으로 세포를 '조각'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학적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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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양과 크기로 성장한 '앤쓰로봇'. 사진=터프츠 대학교/와이스 생물감화공학 연구기관

이에 연구팀은 성인 인간의 폐에서 유래한 단일 세포를 활용해 새로운 다세포 생물 로봇 플랫폼 '앤쓰로봇'(Anthrobot)을 만들어냈다.

털 형태의 돌기(섬모)가 있는 체세포에서 시작해 2주 동안 세포 외 매트릭스에서 이를 배양하고, 점성이 있는 서식지로 옮겼다. 이후 이를 좀 더 묽은 용액으로 옮겨 1주일 동안 키워내 완성했다.

이렇게 성장한 로봇들은 모양과 크기가 각기 달랐고 섬모가 얼마나 빽빽하게 났는지도 달랐다.

앤쓰로봇들은 연구실 환경에서 최대 60일까지 생존했다. 무엇보다 연구진을 놀라게 한 점은 생명체처럼 자발적으로 움직이면서 뉴런의 긁힌 곳을 따라 이동하면서 손상 부위에 성장을 촉진하고 복구하는 움직임이었다. 틈은 로봇들이 지나간 이후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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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쓰로봇'이 자발적으로 뭉치는 모습. 사진=터프츠 대학교/와이스 생물감화공학 연구기관

또한 테스트에서 이 로봇들은 자발적으로 합쳐져 더 큰 '슈퍼봇'을 만들기도 했다. 연구팀이 슈퍼봇을 스크래치가 난 뉴런 시트 위에 배치하자, 슈퍼봇이 이를 단 3일만에 완전히 고쳤다.

연구팀은 “아직 치유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앤쓰로봇이 뉴런의 손상된 영역으로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체내에 남아 문제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로봇들은 자연적인 수명을 갖고 있으므로 몇 주 후에는 자연스럽게 생분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마이클 레빈 터프츠 대학 발달생물학자는 “인간의 조직으로 만든 바이오봇은 유전 공학 여부에 관계없이 동맥을 청소하고, 점액을 분해하거나 약물을 전달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또한 여러 세포 유형을 결합하고 다른 자극을 탐색하는 능력이 건설이나 우주 탐사에서 응용할 수 있는 바이오봇(생물학적 재료로 만든 로봇)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