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1년만에 COO 폐지…생산(CPO)·사업책임(CCO) 신설

SK온이 연말 그룹 인사에 앞서 최고운영책임자(COO)직을 없애고, 생산책임(CPO)과 사업책임(CCO)을 별도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COO가 총괄하던 생산과 사업을 각각 분리한 것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이 지난 17일 단행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진교원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이 퇴임했다. 동시에 회사는 최고생산책임자(CPO)직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최근민 글로벌 제조·기술담당 부사장을 선임했다.

진 사장이 퇴임하면서 기존 그가 맡았던 COO직을 신설된 CPO와 지난 8월 선임된 최고사업책임자(CCO) 나눠 맡도록 조직을 분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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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SK온은 지난 8월 1일자로 최고사업책임자(CCO)직을 신설하고 성민석 전 한온시스템 대표이사를 부사장으로 영입, 임명했다.

당시 CCO 산하에 마케팅과 구매, 프로젝트관리(PM) 부서를 배치하면서 기존 COO인 진교원 사장이 총괄하던 업무 일부를 맡겼다. 이후 11월 인사에서 추가로 CPO직을 신설하고 나머지 생산 관련 업무를 최 부사장에 맡긴 것이다.

진 사장은 SK하이닉스에서 개발제조총괄을 맡다가 지난해 9월 SK온에 합류했다. SK온은 COO직을 신설한 뒤 SK하이닉스에서 진 사장을 영입했다. COO 산하에는 운영최적화, 마케팅, 글로벌 생산기술, 글로벌 제조, 연구원, 구매, 차세대 배터리 등 주요 사업 부서들을 배치했다.

당시 SK온은 해외 공장 초기 수율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정통 엔지니어 출신으로 개발, 양산, 품질 등 반도체 생산 전반을 책임지던 그룹 내 제조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인 진 사장 영입은 수율 안정화와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인사로 풀이됐다.

진 사장이 퇴임하게 된 구체적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해 영입한 인사를 1년 만에 교체한 것은 이례적으로 보인다.

진 사장에 이어 SK온 제조와 생산 관리를 총괄하게 될 최근민 부사장 역시 SK하이닉스 출신으로, 2019년부터 SK실트론에서 제조기술총괄을 역임하다가 지난해 11월 SK온으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제조·기술담당을 맡아왔다.

SK온은 현재 89기가와트시(GWh) 수준의 생산능력(CAPA)을 2030년까지 500GWh로 늘린다는 공격적인 목표로 전 세계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한국, 미국, 헝가리, 중국 등에 8곳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4분기 첫 흑자 달성을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북미를 중심으로 한 해외 공장의 안정적인 생산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SK그룹은 내달 7일께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있다. SK온은 최근 급변하는 전기차 시장 상황에 대응해 정기 인사에 앞서 선제적인 조직개편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인사에 맞춰 추가적인 임원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SK온 관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COO가 총괄하던 업무가 두 부분으로 나눠진 것”이라면서 “통상적인 조직개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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