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빈방문] 英의 극진한 대접…동맹 수준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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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앞서 찰스 3세 영국 국왕, 커밀라 왕비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지난 5월 대관식을 가진 뒤 첫 번째로 초청한 국빈이다. 의회 연설, 예포 41발, 기마부대 호위 속 황금마차 행진, 왕실 근위대의 아리랑 연주를 비롯한 사열, 런던 시내를 메운 태극기, 왕세자 부부의 마중, 단 두 대뿐인 특별제작 왕실 리무진 제공 등은 영국 왕실과 의회, 정부가 윤 대통령 부부를 얼마나 극진하게 대우했는지를 보여준다.

찰스 3세 국왕은 특히 버킹엄궁에서의 만찬에서 윤동주 시인의 '바람이 불어' 한 구절을 낭송하며 윤 대통령 부부를 환영했다. 윤 대통령 국빈 방문 보름 전에는 런던 외곽의 한인타운인 뉴몰든을 방문해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도 했다. 2만명 이상의 한인이 모여 사는 유럽 내 최대 한인타운으로 영국 왕실 고위 인사의 공식 방문은 처음이었다. 의회 개원 연설(킹스 스피치)에서도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영국이 이처럼 공을 들이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진 점이 크게 작용했다. 브렉시트 후 각 나라와 새롭게 외교·경제 협력 관계를 재설정하는 영국의 입장과 함께, 우리나라가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 분야인 BBC(바이오·배터리·칩)를 비롯해 원전, 방산, 통신, 조선 등 모든 산업분야에서 세계적 제조 경쟁력을 갖춘 유일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이전까지 영국에게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우선순위는 일본이었다.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통해 영일 동맹 수준까지 한영 관계가 밀접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윤 대통령 또한 “한영 양국 우호 관계의 가장 굳건한 토대는 두 나라가 피를 함께 흘리며 싸운 혈맹”이라고 강조하며 관계 격상에 힘을 실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혈맹'이라고 표현하는 나라는 동맹국인 미국이 유일했었다.

양국 모두 관계 증진의 필요성이 강화되면서 경제·산업 측면에서의 관계도 심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 기업 간의 협력 강화를 위한 한영 비즈니스포럼, 기초과학 분야 연구협력 강화를 위한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미래포럼, 런던금융특구(City of London) 시장(Lord Mayor) 주최 만찬 등의 일정도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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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첫번째 줄 오른쪽), 구광모 LG회장(첫번째 줄 왼쪽),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두번째 줄 오른쪽부터), 조현준 효성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등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맨션하우스에서 영국을 국빈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영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영 비즈니스포럼에선 우리 기업의 영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MOU가 다수 체결됐다. 과학기술미래포럼에선 3년간 450만 파운드 규모의 기초과학 공동연구 프로그램이 신설됐다.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에는 우리 측 경제사절단을 비롯해 런던의 경제·금융인 600명 등이 참석해 향후 양국 기업, 정부간 투자협력을 위한 계기가 됐다.

런던(영국)=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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