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무형의 자산, 브랜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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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찬 통신미디어부 기자

기업 브랜드와 시장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우선 특정 기업 이미지는 시장에 기대감을 준다. 애플이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아직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당수 시장조사업체는 향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삼성과 애플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한다. 바로 브랜드 이미지가 갖는 힘이다. 애플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한다면 많은 고객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충성도가 높은 소위 애플빠 소비자들의 리텐션 효과도 예상된다.

브랜드 이미지는 소비자 선택에 대한 예상뿐 아니라 실제 기업 실적에 영향을 준다. 애플이 올해 6월 비전프로를 공개했을 때 애플 주가는 요동쳤다. 6월 말 애플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으로 3조달러를 넘어섰다. 3조달러는 2021년 기준 프랑스 국내총생산(GDP) 규모인 2조9234억달러, 한국 GDP 1조7219억달러보다 큰 수치다. 비전프로 출시는 2024년으로 예상된다. 상용화되기 전부터 애플이 성공적으로 비전프로를 개발·출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브랜드 이미지는 폴더블 시장 전망과도 무관치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스마트폰 시장이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양강 중 하나인 애플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경우 폭발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역시 애플이 어떤 폴더블폰을 내놓을지 기대한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2024년도 폴더블폰 성장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폴더블폰 판매는 1000만대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폰 시장을 아직 단 한 개 제품도 출시한 적 없는 애플이 참전한다면 시장 전체 파이가 가파르게 커질 전망은 여기에 기반한다.

브랜드 이미지는 미래 잠재적 고객층 확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서 아이폰 선호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심지어 미국은 더 심하다. 스마트폰은 당연히 아이폰이고 아이폰이 스마트폰이라는 등호가 성립한다. 삼성이 새로운 스마트폰인 폴더블 스마트폰을 흥행시켰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움' 같은 이미지는 주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적어도 미래 소비자인 젊은 층에 아직까지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에서 시작된 애플 '혁신' 이미지는 과거보다 퇴색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아직도 애플 제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무형의 자산은 부러울 따름이다.


정우찬 기자 uc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