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148〉 지역 상생을 위한 대학의 기능 변화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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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미래라이프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성인들의 학습 요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5세 이상 65세 이하 성인의 연간 학습참여율이 2000년 17.2%에서 2019년 43.4%로 2배 이상 증가했다가 코로나19 사태로 2022년에는 28.5%로 급감했다. 성인의 학습참여는 학력간, 소득간, 직종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른바 지식과 정보를 가진 집단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학습격차는 정보격차로 이어지고 결국 소득격차로 이어진다. 중고령자, 여성, 저학력자, 저숙련 직업 종사자, 미취업자들은 학습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도 그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학습은 경제 활동과 자원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편이고, 개인·사회·문화 생활 등 모든 영역에서 사회 생활을 촉진시키는 기제다. 지식과 정보의 갱신은 경제활동에 참여하여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197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학교에서 교육받아야 한다는 순환교육(recurrent education) 체제를 갖출 것을 권고해 직장과 교육이 상호 교차, 순환할 수 있도록 모든 개인이 적절한 시기에 학습 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UNESCO는 평생에 걸친 학습권(the right to learn)은 보편적 정당성을 갖는 기본적인 인권 (human right)으로서 특정한 집단에게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선언하고, 현실적으로 그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 모든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

지역 평생학습 진흥을 위한 국가 사업 방식은 그동안 중앙정부가 직접 지자체를 평가하고 지원하던 방식에서, 앞으로는 지자체가 구성한 지자체-대학-기업 협력체계(컨소시엄 등) 를 중앙정부가 지원하고 협력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지자체 중심으로 대학, 기업 등과 지역 평생학습을 함께 진흥해, 지역 정주여건 개선, 국가 균형발전, 지역소멸 방지에 일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령기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2023년부터 지역 혁신 중심 대학 지원 체계(RISE 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도입을 계획하고, 시범 지역(2023-2024년) 운영을 통해 지역 발전 전략과 연계한 지자체 주도의 대학 지원 체계로 전환했다. RISE는 지자체의 대학지원 권한 확대와 규제 완화를 통해 지자체 주도로 대학을 지원,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추진하는 체계이다. 시범지역으로 7개 시·도가 선정됐고, 경상남도와 전라남도는 도 평생교육진흥원이 지역별 RISE센터로 지정됐다.

교육부는 또한 2주기 대학의 평생교육 체제지원사업(LiFE 2.0)에서는 일반대 20개교, 전문대 20개교 외에 광역지자체 연계형을 신설해 5개 광역자치단체를 선정했다. 또 LiFE사업은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한 성인학습자들이 원하는 시기에 대학에 진학해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학위 취득 및 지속적인 경력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성인학습자들이 학업과 동시에 일을 함으로써 제 2의 인생설계를 할 수 있도록 온라인 강의, 야간 및 주말수업, 집중 이수제 등 학령기 학생과는 다른 유연한 학사운영을 통해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며, 장학금 지원을 통해 학습 장애 요인인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변화는 저출생·고령사회로의 진입에 따른 개인의 삶의 질 향상 및 기업·국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성인 학습자의 선취업 후 학습의 계속 교육을 지원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한 성인 학습자들이 원하는 시기에 대학에 입학,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학위 취득 및 지속적인 경력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또한 중고령자의 제3인생 진로 설계를 위한 능력 개발로 창업 지원도 일익을 담당하고, 고령사회로의 진입에 따른 건강, 스포츠, 식음료 과정을 제공하며 노인교육을 담당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한 노령을 유지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이제 대학도 학령기 학생 중심의 운영을 탈피해 성인 학습자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학습을 지속할 수 있는 유연한 학사 운영체제를 갖추어 성인 학습자 친화적 학사제도 구축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각종 사회 경험의 학점인정 (RPL), 수업 기간의 다변화(다학기제, 집중이수제), 원격교육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산업체와 연계한 주문형 교육과정 개발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지역주민의 교육력이 지역의 경쟁력 을 확보하는 필수요건이 되기 때문이다.

최돈민 상지대 미래라이프대학장 donmin@s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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