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의 CX 트렌드]〈19〉고객 데이터 속 숨은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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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HS애드 DX실장

데이터는 우리가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었던 고객 정보간 관계를 파악하고 이해하게 해준다. 데이터가 고객에 대해 말하도록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들릴 수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관찰해왔으니 말이다. 그런데 데이터가 말을 한다고 하는 것은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는 더욱 쉽고 빨라졌다. 과거 적은 데이터로 인과관계를 살펴보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데이터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상관관계에 집중해야 한다. 많은 브랜드가 고객 데이터를 정확하게 처리하려고 데이터를 걸러 최소한의 양만 남겼다. 안타까운 점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적 도구들은 빠른 변화를 겪고 있는 데,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브랜드의 방법론이나 사고방식은 아직 적응이 더디다는 것이다.

고객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포괄적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고객 샘플링이라는 지름길을 버리고 전체 데이터를 목표로 삼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전체 데이터를 사용하면 데이터에 가려져 있던 세부 사항과 연결점을 찾아내는 일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고객 불만을 감지할 때에는 비정상적인 패턴을 찾아내야 하고, 그 최선의 방법은 전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다. 고객 불만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구매 이후 또는 사용하는 상황에서도 이뤄지기 때문에 분석의 지속성도 필요하다.

데이터 양이 불어나면 정밀하지 못할 가능성이 생긴다. 물론 그동안에도 데이터에는 언제나 수치 오류는 존재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그런 오류를 항상 문제라고 생각하고 없애기 위한 노력들을 해왔다. 하지만 데이터가 많아지면 이 부분에 대한 근본적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데이터 양이 적었던 과거에는 오류를 줄여 질 높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싶은 충동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수집된 정보의 양이 적다 보니 최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한정된 수의 데이터만 분석하는 것은 작은 오류도 증폭시키고 결과의 정확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 브랜드가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고객 패턴을 측정하고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떤 현상을 측정할 수 있다면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 19세기 영국 수리물리학자 켈빈 경은 '측정하는 것이 아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17세기 영국 철학자는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다. 방대한 데이터가 가지는 정확성을 희생한 대신, 방대함으로 세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변화 양상을 알 수도 있다. 물론 충분한 자원을 투자하면 오류는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규모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면 데이터의 일부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터 습득 기준을 조금 느슨하게 풀어줘야 한다. 물론 틀렸거나 거짓인 데이터를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방대한 데이터를 얻는 대가가 어느 정도의 들쭉날쭉함이라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의 정밀한 부분만 이용 하려다가 고객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세부사항들을 포착하는 데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작 많은 정보는 그 폭넓은 세부 사항 속에 있는데 말이다. 그 속에 고객을 이해할 수 있는 숨은 보물이 있는 것이다. 데이터는 브랜드의 중요한 자산이자 비즈니스의 필수적인 인풋이다. 브랜드는 데이터를 통해 고객지향적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이현정 HS애드 DX실장 mktbridge@hsa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