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2030 월드엑스포 투표 한달 앞..韓 막판 총력전

Photo Image

2030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 도시 결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는 부산광역시가 도전장을 냈다. 다음달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회 총회에서 개최지가 결정된다.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마지막 5차 프리젠테이션(PT)을 갖는다. 경쟁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이탈리아 로마보다 많은 표가 필요하다.

◇지구 400바퀴

출발은 늦었다. 우리나라는 부산광역시가 2014년부터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국가 차원의 유치활동은 사실상 전무했다. 2022년 초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본격화됐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엑스포 유치 의지를 드러냈고, 대통령실에 이를 전담하는 미래전략기획관실을 신설했다. 장성민 전 의원이 중책을 맡았다. 취임 직후 수석비서관회의에선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달라. 매주 유치 활동에 대해 보고해 달라. 부산엑스포는 '부·울·경' 지역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도약하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유치에 신호탄을 올렸다. 2주 후 부산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략회의'를 열고 “유치를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치위원회도 신설됐다. 공동위원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맡았다.

Photo Image
숫자로 본 부산엑스포 유치 노력. 국무총리실

윤 대통령은 이후 해외순방 때마다 각국 정상들에게 부산엑스포 유치를 적극 어필했다. 올해 6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2차 BIE 총리 4차 경쟁 PT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도 해외 순방, 해외 인사 접견 때마다 부산엑스포 유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한 총리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 특파원을 만나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민관이 지구 400바퀴에 맞먹는 거리를 이동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정부와 기업에서 유치를 위해 이동한 거리만 각각 850만㎞, 790만㎞다. 합하면 지구를 409바퀴 돈 거리다. 윤 대통령이 만난 사람만 91개국 455명, 한 총리가 만난 사람도 92개국 153명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SK 등 13개 기업도 전 세계를 다니며 1700명을 만나 부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진검승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30 월드엑스포 개최 예정지 결정은 사실상 대한민국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간 2파전이다. 지난 2015년 개최지였던 이탈리아 로마는 올림픽 유치에 더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오일머니'를 앞세운 리야드가 부산에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네옴시티'만큼 월드엑스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왕세자 역시 지난 6월 파리에서 직접 유치 활동을 벌였다. 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를 비롯해 전체 회원국의 3분의 1이 넘는 약 70개 국가가 사우디를 공개 지지하고 있다.

Photo Image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 지원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몰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은 막판 역전극을 노린다. 무기명 투표라는 점을 집중 공략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장, 총리, 담당 대통령실 참모, 각 부처 장관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이 지난 1년 반 동안 전세계를 누비며 유치전에 올인한 이유다.

후보지가 3곳인 점도 우리에겐 득이 될 수 있다. 후보지가 2곳이면 최다 득표지가 개최지로 선정되지만, 3곳 이상이면 3분의 2이상 득표해야 한다. 2차 투표로 가면 우리나라에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BIF 실사단의 부산 실사에 대통령을 필두로 정부와 민간이 총력전을 벌여 좋은 결과를 얻어낸 것도 자신감이다. 사우디는 언론인 암살사건을 비롯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유치효과

개최지가 부산으로 결정될 경우 경제적 가치만 61조원(생산유발 43조원·부가가치 18조원), 50만명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개최국은 부지만 제공하고 국가관은 참여하는 국가가 건설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는 물론 전 세계적인 도시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

Photo Image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요.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부산세계박람회는 향후 10~20년 내 대규모 경제·사회적 효과 창출이 가능한 대표적 메가 이벤트”라면서 “우리나라는 세계 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하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된다”고 설명했다.

세계 3대 행사란 올림픽과 월드컵, 등록엑스포를 뜻하는 것으로, 이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프랑스와 미국, 캐나다, 일본, 독일, 이탈리아 6개 국가 뿐이다. 엑스포 유치는 우리나라가 명실상부 선진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세계 선도국가로 부상할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산도 세계적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서울 외 또다른 국제도시가 탄생할 수 있다. 윤 대통령도 참모들에게 선진국에 걸맞게 서울과 비슷한 규모의 글로벌 도시가 더 필요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부산이 그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장 기획관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가교 역할 등을 통해 한국이 기후변화 등 글로벌 어젠다를 리드하는 한편, 포스트 2030 인류비전을 제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부·울·경 메가시티 논의의 추동력을 확보하고, 균형있는 국토 발전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