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여당에 한국식 9유로 정책 시행을 위한 협의체를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홍익표 민주당 대표는 19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수도권에 사는 시민들이 차별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중앙정부인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가 함께 대중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한 실질적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식 9유로 정책'을 제안했다. '9유로 정책'이란 전용앱으로 9유로 티켓만 사면 독일 전역 대부분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정책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독일 정부는 에너지값 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이 정책을 마련했다. 이후 독일은 월 49유로의 '도이칠란트 티켓(D-Ticket)'을 도입했다. 프랑스 등도 비슷한 제도를 운용한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도 유사한 정책을 예고했다. 서울시는 최근 '6만원대 기후동행카드' 시행을 발표했다. 경기도와 국토부는 각각 '더 경기패스'와 'K-패스' 등을 추진 중이다. 다만 최근 비용 부담을 이유로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한 서울시 등이 새 할인 정책을 들고나온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재원 부담이 가중되고 이를 대중교통 운영사 등에 부담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아울러 운영 주체가 달라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혜택을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형 9유로 티켓 정책이 서민 생활비 경감과 기후 환경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결정한 유류세 인하 조치를 언급하며 형평성을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한다. 버스와 지하철 요금은 인상하면서 유류세의 인하 조치를 유지하는 것은 지하철 대신 자가용을 타라고 권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또 “(독일의) 9유로 티켓은 정책효과도 대성공”이라며 “이용 횟수는 한 달에 약 10억 회, 자동차에서 9유로 티켓 이용으로 전환한 이동 비율은 약 10%로 집계됐다. 월평균 60만 톤, 3개월간 180만 톤의 탄소가 저감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대중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한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책의 기준은 언제나 국민이다. 협의의 장이 마련되고 성과를 내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속한 정당이 다르더라도 국민은 하나다. 민주당은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