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91〉지금의 저성장 기조를 탈피할 대안은 온라인에 있다

최근 고금리,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존 산업분야가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어려운 많은 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과거 98년 동아시아 금융위기의 경우, 2000년대 초부터 본격화된 IT 산업의 혁신을 통해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애플의 아이폰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대안을 모색할 수 있었다. 2023년 저성장 기조가 본격화될 것이 우려되는 현 상황에서 많은 기업이 새로운 산업의 태동을 기대하고 있느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까지 주요 흐름을 볼 때, 새로운 산업의 잠정 후보군은 현실 세계가 아닌 온라인 세계에서 태동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게임, 콘텐츠 등 온라인 관련 시장은 젊은 세대들만이 활동하는 시장으로 치부돼 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서비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줌, MS팀스 등 원격 회의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오프라인 공간이 필수였던 콘서트와 공연 등이 온라인에서 개최됐다. 이 과정에서 어느새 우리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만남에 익숙해졌으며, 현재의 저성장 기조를 탈출할 신산업이 온라인에서 태동하기 쉬워진 이유 역시 모든 사람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상의 디지털 시장의 확산은 광고시장에서도 확인된다. 광고와 마케팅의 채널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며 소속 아티스트를 가상 세계에 투영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광고 마케팅 채널이자 아이템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 모델과도 유연하게 연결시킬 수 있다. M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메타버스 특성상, 좋아하는 '연예인 아바타의 오브젝트 장착해보기' 심리를 활용하여 부가 수익을 쉽게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플랫폼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광고 채널로 활용 효과는 크다. 메타버스 안에서 팬과 연예인, 팬과 팬 등이 소통하면서, 코로나19로 단절될 수밖에 없던 연결 고리가 메타버스 덕분에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전기 관련 분야도 고무적이다. PwC(2020)에 따르면 메타버스 관련 AR, VR 기술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100억 단위에서 2025년 1000억대를 넘어 2030년에는 조 단위까지의 가파른 성장률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VR보다 AR 기술 시장 규모가 훨씬 크게 자리 잡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단순히 디지털 공간 내에서 디지털 오브젝트들 간의 상호작용이 아닌 실제 인간 생활 속에 디지털 오브젝트가, 반대로 디지털 지구 속에 실제 지구의 데이터가 범접하는 형태로 기술이 요구되고 발전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장 보수적인 금융분야마저도 새로운 활로는 디지털 분야에서 찾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STO 시장이 그 중 하나이다. 증권토큰발행(Security token offering: STO)은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 및 금융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에 연동한 디지털 자산인 증권토큰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비용 절감 및 높은 유동성을 제공하는 특징이 있다. 현재 STO가 법제화되지 않은 국내에서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적용받는 일부 기업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 기반 증권토큰의 발행·유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개인 투자자에게 부동산 조각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토큰증권'(ST) 사업화를 위해 KB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3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3사는 그간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시스템 개발과 투자상품 발굴, 블록체인 협의체 등을 개별적으로 구성했지만 초기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협의체를 전격 구성, 공동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이상에서 나열한 일련의 흐름들은 각기 다른 사업 모델을 떠올리고 있지만, 그 산업적 영역은 모두 디지털 온라인 공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연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에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진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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