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에도 로봇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조리 로봇은 인건비 절감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맛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돕는다. 로봇을 활용해 국내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루에프씨가 운영하는 바른치킨은 지난 9월 기준 국내 16개 로봇 특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로봇 제조 기업 '레인보우 로보틱스'와 직접 개발한 협동로봇 '바른봇'을 지난해부터 도입 중이다. 바른봇은 치킨을 튀기는 공정을 담당한다. 동시에 6~8마리를 조리할 수 있으며 시간 당 최대 40마리까지 가능하다.
기술 개선 작업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바른봇에 인공지능(AI) 경고 시스템을 도입해 주방 내 안전사고 발생 시 중앙관제센터로 알리는 기능을 새롭게 탑재했다. 인기 사이드 메뉴인 떡볶이 조리를 간편화하는 자동 떡볶이 조리기도 새롭게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교촌치킨 또한 가맹점 4곳에 협동 조리 로봇을 도입했다. 로봇 제조 기업 '뉴로메카'와 개발한 조리 로봇은 교촌치킨 전용 로봇으로 개발돼 두 번의 튀김 과정을 거치는 교촌 특유의 조리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조리 로봇 사용에 따른 생산성과 경제성, 가맹점 만족도 등을 분석해 도입 가맹점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롯데GRS는 로봇 개발 스타트업 '에니아이'와 햄버거 패티를 굽는 조리 로봇 '알파그릴'을 선보였다. 직원이 햄버거 패티를 올리고 버튼을 누르면 로봇이 입력된 온도·시간·두께에 맞춰 패티 양면을 동시에 굽는다. 조리 시간을 절반 가까이 줄여 시간 당 최대 200개 패티를 조리할 수 있다. 비전 센서를 이용한 카메라를 통해 패티 모양·굽기 정도를 확인할 수 있어 일관된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풀무원은 국내 최초 냉동식품 조리 로봇 '출출박스 로봇셰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냉동 상태 요리 제품을 약 90초 만에 로봇이 완성하는 스마트 기기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서비스, 사물인터넷(IoT) 기술, 실시간 재고 관리 시스템 등이 적용된다. 상주 관리 인력 없이 무인 식당 또는 기업 복지 서비스 운영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풀무원은 이달 중 로봇셰프를 본격 출시하고 공공기관, 기업 등 사업장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조리 로봇을 적극 도입한 고피자의 경우 해외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고피자는 자동으로 피자를 돌려가며 구워주는 스마트 화덕 '고븐', 피자 품질을 체크하고 커팅·소스 작업을 진행하는 로봇 '고봇 스테이션'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고피자는 인도·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해외에만 55개 매장을 오픈했다. 로봇을 통한 조리 과정 자동화를 통해 본연의 맛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 시킨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