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1주년 특집] 혁신기업 CEO, 디지털 전환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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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사회와 산업 곳곳에서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개인의 편의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수익성을 증대시키고 나아가 국가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반면 지역 간 또는 기업 규모에 따라 디지털 격차가 발생하거나 디지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소외 계층이 존재하는 등 부작용도 있다.

이에 혁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실효성 있고 올바른 디지털 전환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의견을 모았다. 인공지능(AI), 의료, 데이터,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이들은 끊임없는 기술의 발전과 정부의 적절한 규제 완화와 지원, 인재 양성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참석자(가나다 순)]

△강성지 웰트 대표

△김성훈(성킴) 업스테이지 대표

△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

△박외진 아크릴 대표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 대표

△정지은 코딧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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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지 웰트 대표

◇질문=디지털 전환, 디지털 혁신이 화두다. 우리나라 디지털 전환 수준은 어느 단계에 왔다고 보는가.

◇김성훈(업스테이지 대표)=우리나라의 디지털 전환 수준은 해외와 견줘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AI 스피커가 처음 등장했을 국내 기업 5곳에서 개발에 착수해 빠르게 보편화시킨 사례가 있다. 또 최근 챗GPT로 촉발된 생성 AI 열풍으로 급부상한 거대언어모델(LLM)의 경우 자체 개발에 나선 기업이 10개가 넘는다. 디지털 전환은 그 자체로 상당한 자본과 시간이 수반된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 자산과 노하우, 끊임없는 혁신에 대한 시도들이 응집돼 빠르게 실생활에 AI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강성지(웰트 대표)=디지털라이제이션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간 용어 차이가 중요하다. 디지털라이제이션은 종이를 태블릿으로 옮기는 느낌이고, DT는 단순히 옮기는 것을 넘어 디지털로 변화한 환경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부가가치를 보는 것이다. 의료 분야는 아직 여기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국가가 주도해서 의료 DT를 하고 있고 미국은 민간이 주도해서 활발하게 의료 DT를 끌고 가는 상황이다. 그래도 한국은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드는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의료 분야는 넓다. 그중 디지털치료제(DTx) 영역은 시작부터 디지털이다. 의료계 전반으로 보면 한국은 글로벌 선두 그룹 안에 들어있다. 의료 전산화도 잘 돼 있고, 종이 차트를 쓰는 병원은 이제 거의 없다.

그러나 의료 전산화로 모인 데이터에 대한 연결성이나 그다음 단계로의 진화에 대한 챌린지가 있다.

◇모영일(지앤지커머스 대표)=우리나라 디지털 전환 수준은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 특히 전자정보 시스템 쪽으로 많이 발달했다. 민간은 물론 정부 시스템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e커머스 시장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큰 디지털 전환 시기를 맞이했다. 소상공인 거래 방식이 디지털로 전환됐고 개개인의 온라인 소비 생활도 일상화됐다.

다만 지역 간 격차를 지적하고 싶다. 수도권에 비해 지역의 디지털 전환 수준과 인식, 환경 등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지역 제조업체나 농축산물 생산자들이 디지털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박외진(아크릴 대표)=분야별로 차이가 있다. 제조업은 디지털 전환에 있어 빈부격차가 있다. 중소·중견 기업은 디지털 혁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 분야에 AI를 공급하기 위해 협의해보면 당면 문제 해결이 AI로 가능함에도 이를 위해 필요한 데이터나 인프라가 축적이 안 된 경우가 많아 아쉽다. 요즘 디지털화는 데이터 및 AI 도입과 직결된다.

반면 의료 분야는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전환은 가치를 얼마나 줄 수 있냐가 중요한데, 의료 분야의 가치는 수혜자가 명확하다. 일차적으로는 환자고, 이차적으로는 의료진, 그다음은 경영진 이 모두의 가치를 충족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 분야도 디지털 혁신이 나름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수적 산업군이다 보니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긴 하다.

디지털플랫폼을 표방하는 공공도 혁신 사업이 대거 진행되고 있다. 내년부터 초거대 AI 등 다양한 서비스가 대국민 서비스로 공공기관에서 제공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세영(뤼튼 테크놀로지스 대표)=전반적 디지털 전환 수준은 매우 우수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은 모두 빠른 속도로 전환이 이뤄졌다. 그리고 그 당시 전환을 이끌었던 혁신 스타트업이 큰 사업적 기회를 영위했던 승리의 경험들이 있다. 혁신 스타트업들은 후배 스타트업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정지은(코딧 대표)=정부의 DX측면을 보자면 정부는 주로 내부에서 시스템을 자체 개발한다. 또 아직까지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가 많이 쓰이지는 않다. 그래서 정부 플랫폼 관련 DX는 새로운 시도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민간 기업 상품을 구독해서 쓰는 것은 생소한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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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질문=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혁신을 통해 개인, 기업, 국가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가.

◇정지은(코딧 대표)=디지털 전환이 되면서 정보가 투명하게 개방되면 개인으로서는 선택권이 넓어져 일상생활 편의가 제고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때도 과거에 발생한 일이나 사고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지역 정보의 경우, 내 주변에 소득이 어느 정도인 사람들이 사는지 등을 알 수 있다. 다양한 데이터가 열릴수록 개인은 선택할 수 있는 지표가 생기고, 선택지를 마련할 수 있다.

기업은 이용자가 늘어나는 동시에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게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때 데이터가 없으면 전략을 수립하기 힘들다. 하지만 더 많은 데이터와 디지털 정보가 있으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낭비도 줄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모르고 있었던 규제도 많다. 제품을 개발했는데 규제를 미처 몰라 해외로 보냈던 제품을 한국으로 다시 가져와서 수정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데이터가 공개되면 미리 대비해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국가로서는 비용 효율화 및 최적화가 DX의 핵심 혜택이다. 과거 정책 자료가 축적되면 같은 실패를 줄일 수 있다. 이전 정책에 있어서 실패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미래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이세영(뤼튼 테크놀로지스 대표)=크게 보면 업무 생산성과 일상의 편리함 두 영역에서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혜택일 것이다. 개인의 경쟁력이 곧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B2C 디지털 전환, B2C 디지털 혁신이 먼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성훈(업스테이지 대표)=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업무 효율성의 증대라고 생각한다. AI 분야에 있어서는 최신 AI 기술을 접목해 기존 작업 처리방식에서 불가능했던 부분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혁신이다.

예를 들어, 업스테이지의 AI 광학문자판독(OCR) 솔루션 '다큐먼트 AI'는 이미지 내 문자를 텍스트 데이터로 읽고 원하는 항목의 데이터를 추출하는 기술로, 수작업 대비 최대 82%까지 비용 및 시간을 감축할 수 있다. 이에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주요 금융권에서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업무에서의 효율성 증대로 개인은 시간을 얻을 수 있고, 기업은 수익을, 국가는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모영일(지앤지커머스 대표)=빠른 정보 획득과 소통, 편의성 제고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경우 외부에 나가지 않아도 업무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또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내일 아침이면 받아볼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기업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게 됐다. 즉,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찾는 것이 보다 쉬워진 것이 큰 장점이다.

국가의 경우 부조리, 비리 등 여러 비효율적인 행정 문제가 줄어든 것이 장점이다. 디지털이 보급되면서 적은 예산으로도 보다 수월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강성지(웰트 대표)=의료 디지털 혁신이 되면 마치 내비게이션처럼 개인이 예측가능성을 바탕으로 질병 발생 가능성을 정량적으로 보는 것이 가능해진다.

내비게이션이 전방 몇 미터 내 과속 카메라 알림 등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30분 후에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알람 기능 등이 가능해진다. 물론 이런 고유의 기능이 가능해지려면 시간은 좀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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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

◇질문=디지털 전환, 디지털 혁신의 걸림돌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박외진(아크릴 대표)=제일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DT를 하기 위해서는 기반 조성에 더 큰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또 거기에 얹어 DT자체를 실행하기 위해서도 투자가 더 발생한다.

기업은 비용 문제가 닥치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확실히 알고 싶어 한다. 문제는 이익을 돈으로 환산해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경영자는 망설일 수밖에 없다.

AI만 놓고 보겠다. AI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가 2년 전보다 AI 도입을 이한 투자가 축소됐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그런데 이미 도입한 곳에서는 추가 도입하고, 계속해 고도화한다는 게 드러났다. 즉 고민의 시간을 지나면 투자가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화장품 용기 제조 기업의 DT를 지원한 적이 있다. 처음 도입 당시에는 어려웠으나 지금은 몇 년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처음이 힘들지만 도입하면 관성을 갖고 계속 진행한다.

다음은 디지털 리터러시의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아무리 서비스를 쉽게 만들어도 사용 못 하는 이용자도 많다. 공공에서 먼저 혁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 국민이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공공서비스를 중심으로 DT가 이뤄지면서 DT의 개념적 팽창이 필요하다. 그러면 민간에서도 공공이 저 정도 하면 우리도 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조성되고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표 공공서비스가 의료인데 이 분야에 있어 DT에 익숙해지도록 대국민 서비스가 진화해야 한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족한 이유가 이용자가 자신한테 필요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의료는 모두가 필수로 여기는 서비스다. 그래서 DT 받아들이는 적극성이 큰 분야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정지은(코딧 대표)=첫 번째로는 정부의 소극적인 데이터 개방이다. 질 좋은 데이터가 정부에서 많이 제공되어야 한다. 하지만 정보를 잘못 공개했을 때의 파장이나 너무 많은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

예컨대 판례 데이터의 경우 대법원 이외에는 제공하지 않는다. 또 정부에서 법안이나 시행령이나 시행 규칙을 낼 때 그것이 어떤 논의를 거쳐서 나왔는지에 대한 회의록이 공유되지 않는다. 왜 바뀐 것인지, 규제 때문에 사업이 불가한지 등 문의를 해도 쉽게 연락이 닿지 않는다. 회의록이 간단히 올라오기만 해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공개되면 사업 예측성이 생긴다.

정부가 플랫폼을 구축해서 데이터 및 정보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가면 민간 협력이 가속화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데이터 분석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김성훈(업스테이지 대표)=실패해도 괜찮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기업들이 더 많은 시도와 실험을 해보고 더 많이, 빠르게 실패해보고 배울 수 있어야 한다. 혁신은 끊임없는 시행착오가 축적된 결과물이다. 실패를 해봐야 그게 축적돼 혁신적인 기술이 나올 수 있고, 이를 통해 디지털 혁신이 태동할 수 있다.

디지털 격차도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모든 사람과 기업이 동등하게 디지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어 사회적 불평등이 확대될 수 있다. 예컨대, 국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디지털 전환 격차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 이는 기업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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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

◇질문=향후 디지털 전환 가속을 위해 필요한 정부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모영일(지앤지커머스 대표)=규제 방식을 포지티브 방식이 아닌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간섭보다 디지털 전환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주고 민간 기업에 맡기는 것이 속도를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일률적으로 제도를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 예를 들어 공인인증서 제도가 도입되면서 우리 보안 기술은 최소 10~15년 이상 뒤처지게 됐다고 생각한다. 원격 의료, 타다법도 마찬가지다.

◇이세영(뤼튼 테크놀로지스 대표)=초기에 시장 검증을 마치고, 이용자 성장을 이루고 있어 이제는 해외로 진출해야 하는 스타트업들에게도 초기 스타트업 못지않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초기 시장 검증 단계에는 다양한 지원이 존재한다. 뤼튼테크놀로지스도 이런 도움을 받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초기 시장 검증을 충분히 해낸 기업들이 실제 산업과 일상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초기 스타트업 지원만큼이나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중기 및 후기 AI 스타트업 지원책이 보완돼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니콘으로 성장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정지은(코딧 대표)=디지털 플랫폼 정부에 있어 글로벌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디지털 정부가 꿈꾸는 미래가 실체적으로 구체화 돼야 한다. 어떤 데이터를 어디에 줄 것인지 데이터를 받기 위해 어떤 인증을 받아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이 있어야 한다.

개발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정부가 시스템을 구축해 놓는 데만 투자하면 다음 단계에서 해야 하는 개선 및 업그레이드 과정이 부족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베타버전을 만들고 나서 이용자 경험을 개선해 점점 좋아져야 한다는 점을 반영해야 한다. 기업에는 그것만 고민하는 인력들도 있다.

기획 일관성도 필요하다. 정부 사이트의 경우 각각 사이트가 다르고 복잡한 측면도 있다. 공급자가 만들어 놓아도 수요자는 사용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다. 영국의 경우 정부에서 만든 사이트는 같은 UI와 UX로 구성돼 있다. 일관된 자리에 탭이 있고, 버튼이 있다.

◇강성지(웰트 대표)=디지털치료제는 소프트웨어 형태여서 업데이트와 변화가 핵심이다. 이에 계속적인 변화에 대한 유연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디지털치료제 개발사들이 발전하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유연한 가격 정책도 필요하다.

식약처를 통과하면 글로벌 기준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아젠다를 선점하는 것이 국가 리더십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김성훈(업스테이지 대표)=기술 개발 지원 측면에서는 국가 단위에서 AI 기술 고도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유능한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적으로 투자GO 산업 전 단계에서의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

또 디지털 기술에 대한 교육 및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강화해 노동 시장을 대비해야 함다. 더불어 적절한 데이터 관리와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마련해 신뢰성과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

◇박외진(아크릴 대표)=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 의료 분야만 해도 원격진료가 화두가 된 지 오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치고서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현재는 재진 환자의 경우에 한해서 규제가 풀리긴 했지만 더 확대해야 한다.

규제가 해소되면 산업계에 활력이 생기고 제품 출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데이터 취급에서도 규제가 여러가지라 경계심이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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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은 코딧 대표

◇질문=본인이 알고 있는 대표적 디지털 전환, 혁신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모영일(지앤지커머스 대표)=많은 e커머스 셀러의 해외 진출 사례를 언급하고 싶다. 과거 우리나라는 반도체, 철강, 조선, 화학 등 대기업 위주의 수출이 활발히 이뤄진 것에 비해 중소기업 제품이나 소비재 수출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알리바바, 쇼피, 라쿠텐 등 글로벌 플랫폼이 국내 셀러들을 영입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상품의 수출이 늘고 있다. 디지털 혁신 덕분에 강원도 산골짜기, 전라남도 섬에 들어가도 글로벌 셀링이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K-문화 확산과 함께 이런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고 앞으로도 성장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이세영(뤼튼 테크놀로지스 대표)=지금 디지털 전환의 모습이 웹 1.0 이라고 불리는 웹 초기 시대와 상당히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업무나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는 모습 등이 그때와 유사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시 인터넷망처럼 기반이 되는 인프라 영역들이 현재는 AI 모델들로 막 구축되고 있다. 그리고 구축된 인프라 위에서 다양한 서비스와 비즈니스들이 시도 중이다.

인터넷 혁명 초기에는 공과대 연구실이나 IT 기관들에서나 이메일을 사용했었다. 그랬던 이메일이 불과 몇 년도 되지 않아 전 국민이 알고 사용하는 서비스가 됐다. 바로 '한메일'이 이메일 서비스의 국민적 보급을 이끌었다.

모바일-핀테크 혁명 시대에는 '토스'가 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어렵게 여기던 금융을 모바일 서비스와 접목해 쉽게 풀어냈고 낯설었던 핀테크를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 생활 속으로 보급했다. 주목할 것은 한메일과 토스 모두 당시 스타트업이었다는 점이다.

◇박외진(아크릴 대표)=의료 사례에 있어서는 아크릴과 삼성의료원이 함께 욕창 환자 환부를 촬영했을 때 얼마나 심각한지, 드레싱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도입 전에는 하나하나 사진 찍어서 전문의에게 확인을 받아야 해 의료 서비스 제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고, 전문의가 살펴야 할 시간당 환자도 더 많았다.

또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삼성의료원 등과 코로나 임상 데이터를 갖고 중증 발전 예측 AI를 개발해 중요하게 활용하기도 했다.

◇김성훈(업스테이지 대표)=업스테이지의 '다큐먼트 AI'는 OCR 기술을 통해 이미지나 PDF 형식의 문서를 텍스트로 변환하고, 자연어 처리(NLP) 기술을 통해 반복된 수작업을 제거하고 문서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도록 돕고 있다.

올해 초 출시 직후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에 납품해 금융권 디지털 전환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외에도 포스코홀딩스, 삼성SDS 등 다양한 고객사들과 계약을 통해 산업계 전반의 AI 혁신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에는 KT와 손잡고 OCR 기술을 통한 페이퍼리스 사업에도 협력해 전자문서 전환으로 불필요한 문서 배출을 최소화하려는 기업을 위해 지속 가능한 ESG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질문=각 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 사회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고 있는가

◇모영일(지앤지커머스 대표)=운영 중인 도매꾹 도매의 경우 소상공인 또는 예비 창업자의 디지털 전환을 돕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교육센터를 설립해 스타 셀러 강사 강의를 제공한다. 지난 2017년부터 약 3만 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해 이중 70%는 온라인 사업에 진출했다. 대학생, 대기업 은퇴 직장인, 경단녀, 노점상 등 다양한 분들의 디지털 창업을 도왔다. 특히 서울 외에도 부산, 강원, 대전, 부산 등 지역 교육기관 또는 지자체 제휴를 통해 전문 셀러를 양성해 지역 간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정지은(코딧 대표)=코딧의 경우 규제 및 정책 분야 DX에 기여하고 있다. 코딧은 기업과 정부에 모두 접점이 있다. 정부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기업의 고민을 듣기 때문에 이 둘을 연결해 양측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다.

코딧은 숨겨져 있는 정보가 DX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한다. 코딧은 기업이 규제에 대응하고 관련 내용을 트래킹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 성숙도와는 상관없이 더 많은 정보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기업이 최적의 전략을 구상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한다.

정부에서 발의하는 정책 관련, 기업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도 한다. 법안 전체 내용의 유사도도 판단한다. 이를 통해 유사한 규제를 탐색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과잉 입법을 줄이고 과도한 규제를 완화할 수도 있다.

또, 숨은 규제 찾기 기능으로 장기간 개정되지 않았던 조항을 찾아 시장 진입을 저해하는 규제를 검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성훈(업스테이지 대표)=업스테이지는 '프라이빗(Private) AI'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프라이빗AI는 기업 내부 데이터만 학습해 정보 유출을 막고 잘못된 정보를 생성하는 환각 현상을 방지, 보안 이슈 등으로 생성 AI 도입을 주저하는 기업들을 도울 수 있다.

최근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생성 AI 모델은 글로벌 오픈소스 생성 AI 모델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허깅페이스 오픈 LLM 리더보드' 평가에서 챗GPT, 라마2를 제치고 세계 최고 LLM 타이틀을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나아가 업스테이지는 최근 '1T 클럽'을 발족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는 국산 LLM의 독립을 선언했다. 한국어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데이터 제공자와 모델 제작 기업이 상생하는 생태계를 확립한다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강성지(웰트 대표)='디지털 제약산업'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제대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 목표다. 디지털 치료제가 바이오시밀러처럼 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박외진(아크릴 대표)=데이터, AI를 활용해 고령자, 취약계층, 도서·산간 지역 거주자의 의료 서비스를 증진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서·산간 지역 전문 의료진이 부족하니 응급환자 발생 시 지역거점 병원에 가야 하는데 골든타임을 맞추기 어려운 때도 있다. 이때 AI를 기반으로 응급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다.

◇이세영(뤼튼 테크놀로지스 대표)=생성형AI 중에서도 뤼튼이 현재 집중하는 LLM은 사람 뇌의 증기기관이자 인류가 함께 만들어낸 범용 추론 AI 모델이다.

뤼튼은 기술 대전환기에 아직 다소 낯선 생성형 AI를 사람들의 일상으로 가져가고 보급하고자 한다. 생성형 AI 기반의 올바르고 영향력 있는 모델을 지속 제시함으로써 누구나 AI 기술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모든 사람이 범용 인공지능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도록 지금 사업들을 고도화해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 이런 노력이 우리 사회의 디지털 전환에도 이바지할 수 있게 하겠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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