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브라질에서 발견된 '여우개'가 실제 개와 여우의 유전자를 가진 혼혈인 것으로 확인됐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 등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 바카리아의 한 동물 병원에는 차에 치인 개 한 마리가 실려왔다.
당시 동물병원 의료진은 치료를 위해 동물을 살펴보다 당황하고 말았다. 이 동물이 개인지, 여우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동물은 여우와 개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야생동물 보호단체가 기록한 영상과 사진을 보면, 이 동물은 여우처럼 크고 뾰족한 귀를 가졌으며, 큰 갈색 눈과 긴 주둥이를 가지고 있다.
또한 여우처럼 설치류 등 작은 동물을 잡아먹으면서도 개처럼 '월월' 짖었다. 털은 여우와 비슷하게 두껍고 어두운 색 털을 가졌지만, 개처럼 인간에게 경계심을 쉽게 풀었다. 개처럼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한편, 여우 같은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세계 최초의 야생 '여우개' 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브라질 멸종위기동물 연구팀은 이 동물의 유전자를 채취하고 연구에 들어갔다. 이후 2년이 지나 실제 여우개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학술지 엠디피아이 애니멀즈(MDPI Animals)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동물의 염색체수는 여우(74개)와 개(78개)의 중간인 76개로 확인됐다. 여우개의 엄마는 팜파스 여우이며, 아빠는 품종을 알 수 없는 개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이 여우개를 팜파스 여우와 개를 합쳐 '독심'(Dogxim)이라고 지어주었다.
이 여우개를 돌봤던 환경보호 활동가 플라비아 페라리씨는 영국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개처럼 유순하지는 않았지만, 야생 여우에게서 보이는 공격성도 부족했다”고 전했다.
한편, 여우개 독심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얼마 전 사망해 번식 가능성이나 행동 등 추가 연구는 진행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애니멀즈 저널에서 “야생에 독심과 같은 여우개들이 더 많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