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외 행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지만, 그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또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영역에 있는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검출, 이 행성 전체가 바다로 뒤덮여 있을 것이란 관측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사자자리 행성인 K2-18b의 대기 구성을 관찰한 결과 물로 이뤄진 바다와 해양 세계가 존재할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행성은 지구로부터 120광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다. 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지구와 약 9조 4600억㎞ 떨어진 거리다.
K2-18b 행성은 2015년 NASA가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통해 처음 확인했다. 행성 크기는 지구의 두 배, 질량은 8배에 달하는 이른바 '슈퍼지구'다.
슈퍼지구란 지구와 비슷한 행성으로 질량이 지구보다 더 큰 행성을 의미하는데, 주로 외계 행성에서 발견되고 대기나 표면 온도, 중력 등이 지구와 비슷한 정도를 보인다. 다만 무거운 중량으로 인한 강한 중력을 비롯해 높은 온도나 압력 등 지구와 차이점으로 인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반면 K2-18b 행성은 중심별과 거리가 적당한 '서식가능 지역'에 속해있으며, 온도가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아 생명체에게 필수적인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영역에 속한다.
실제 지난 2019년에는 이 행성 대기에 수증기가 있다는 관측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당시 영국의 안젤로스 치아라스 박사 연구팀은 허블 우주망원경 관측 자료 분석을 토대로 컴퓨터 모의실험을 실시했다.
행성이 빛을 내는 중심별 앞을 지나가면 일부 빛이 대기 성분에 흡수되는 원리를 이용, 평소 중심별이 내는 빛 파장과 행성이 지나갈 때 빛 파장을 비교해 대기 성분을 예측한 것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이 행성의 대기가 최대 50%까지 수증기로 차 있음을 확인했다. 또 대기에는 수소도 상당량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연구결과는 수증기 존재만을 확인했을 뿐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 필수적인 표면의 물을 확인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관측을 통해 K2-18b 행성 대기에 메탄과 이산화탄소 존재가 확인됐다. 이는 그동안 K2-18b 행성의 수소가 풍부한 대기 아래 바다가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다.
특히 K2-18b 행성 대기에서 디메틸황화물 검출 가능성도 이번 관측을 통해 확인됐는데, 디메틸황화물은 지구 대기에서도 발견되는 물질이다. 디메틸황화물은 해양의 식물성 플랑크톤에서 방출된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을 이용한 추가 관측을 통해 K2-18b 행성에 디메틸황화물 존재를 확인하기로 했다. 이 물질이 K2-18b 행성 대기상에서 발견된다면 외계행성 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발견만으로는 외계행성 생명체 존재를 단정짓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K2-18b 행성이 서식가능 지역에 속하고 바다가 있다 하더라도 행성 대기와 해양 표면이 얇으면 바다 온도 자체가 지나치게 높아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연구팀은 더 많은 관측을 통해 추가 정보를 확인하면서 그동안의 가설 등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를 통해 실제 생명체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것 외에도 K2-18b와 같은 행성의 특성과 유사한 행성 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추측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로 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