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진이 인간의 후각 신경시스템과 유사하게 외부 기체 자극을 손쉽게 전기적인 신호로 변환하고 처리하는 전자소자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은 강종윤 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장, 윤정호 전자재료연구센터 박사팀이 뉴로모픽 반도체(뇌신경 구조 모방 반도체) 전자소자인 멤리스터(메모리와 레지스터의 합성어) 소자를 이용해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12일 밝혔다.
인간 후각 시냅스는 외부 자극 정보를 변형해 다음 뉴런에게 전달한다. 이때 시냅스가 자극을 변형하는 정도를 '가중치'라 한다. 이를 모방하려면 외부 기체 자극 정보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산화물 반도체형 가스 센서는 불가능했다.
연구진은 멤리스터 소자에 산소 원자가 빠져 빈 자리인 '산소 공공'이 발생함에 따라 전기저항이 낮아지는 현상으로 인간 후각 시냅스를 모사했다. 후각 시냅스가 외부 기체 종류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것을 이용했다. 산소 공공 개수를 미세하게 조절해 소자 전도도를 변환시켜 인공후각 시냅스 아날로그 특성을 모방한 것이다.
신경망 시뮬레이션 수행 결과 개발된 뉴로모픽 인공후각 시냅스 소자는 최대 92.76% 추론 정확도를 확보해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또 동일 구조의 인공후각 시냅스 소자와 위험 정도 조절기를 직렬 연결해, 가스 노출 농도를 모니터링하고 위험을 알려주는 알람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 반도체식 가스 센서는 자체적으로 위험 가스 노출 이력을 저장할 수 없어 메모리를 추가해야 하기 떄문에 시스템이 복잡하고 추가 전력 소비도 필요하다. 반면 개발 소자는 자체적으로 위험 가스의 노출 시간에 따른 절대량을 기억할 수 있어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도 높다.
강종윤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인공후각 시냅스 소자는 기존 가스 센서 한계를 극복하고, 향후 인공후각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연구성과”라고 밝혔다.
윤정호 박사는 “날숨이나 피부에서 분출되는 화학물질에서 질병 유무를 진단할 수 있는 헬스케어용 센서 등 실시간으로 인체 생체신호 데이터를 처리하는 인-센서 컴퓨팅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