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2027년까지 기업대출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우리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삼은 대기업과의 관계를 견고히 하는 한편 한편 성장산업 및 유망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업금융 전문가인 조병규 행장이 취임한 만큼 전신인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위치를 탈환한다는 포부다.
우리은행은 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은 “취약한 자본비율 때문에 몇 년간 공격적인 대출 확장을 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대기업부문에서 매년 30%, 중소기업부문은 매년 10%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이 현재 기준 유사한 수준인 자산 포트폴리오 비중을 2026년 말에는 6대 4 비중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기업 원화 대출 잔액은 지난 6월말 161조원, 가계 대출은 132조 원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연간 증가 목표대로 실행될 경우 2026년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을 약 237조원, 가계대출 157조원으로 전망했다.
우리은행은 2027년까지 대기업 여신 약 15조원을 증대시킬 계획이다. 올해 38개 주채무계열 가운데 우리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삼은 기업이 11개로 가장 많은 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주채권은행으로서 관련 기업 정보 또한 풍부한 만큼 건전한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을 적극 지원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을 줄이는 등 위험 관리도 동시에 수행한다.
중견기업에게는 정부와 합동해 진행하는 '라이징 리더스 300'을 통해 2028년까지 총 4조원의 대출을 지원한다. 8월말 현재는 19개사에 약 2000억원을 지원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방산, 이차전지, 반도체 등 신성장산업에 매년 4조원의 금융지원을 진행한다. 특히 국가경제 발전에 필요한 분야에 집중 투자해 2차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더불어 대상 중소기업에 대한 현장심사를 강화해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인다.
또 기업의 원활한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공급망금융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를 고도화 한다. 원비즈플라자는 구매 솔루션을 자체 구축하기 어려운 중견·중소기업이 별도의 비용 없이 가입해 구매업무를 수행하고 협력사와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우리은행은 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항공결제대금 정산은행 서비스와 같은 신규 수익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맞춤형 조직 인프라도 구축한다. 신성장기업영업본부와 비즈프라임센터 등 기업 특화채널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기업금융 전문인력을 육성한다.
강 부문장은 “은행 고유의 금융 중개기능을 강화해서 신성장 사업이라든지 돈이 필요한 곳에 흘러갈 수 있도록 기업 성장을 이끌고 경제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