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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투·개표 조작과 비밀투표 원칙 위배 등 온라인 투표에 대한 불신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온라인 주민투표 시스템' 강화에 나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온라인 투표 시스템(K-Voting)에 블록체인 기반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 기술을 적용, 투명한 투·개표 검증과 비밀투표 보장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올해 '공공분야 블록체인 집중사업'으로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투표시스템 확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주민투표법 개정으로 온라인 방식의 주민투표가 허용되면서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 사업엔 NHN인재아이엔씨와 지크립토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NHN인재아이엔씨는 이용자환경(UI) 향상 등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고도화한다. 지크립토는 자사가 개발한 블록체인 온라인 투표 기술 '지케이보팅(ZKvoting)'을 시스템에 적용한다.

온라인 투표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모든 사람이 볼 수 있어 비밀선거 원칙을 준수할 수 없는 반면 기존의 폐쇄형 블록체인은 유권자 보호는 가능하지만 투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검증이 어렵다.

이러한 온라인 투표의 맹점을 극복하는 시스템이 바로 지케이보팅이다. 퍼블릭 블록체인 환경에서 영지식증명 기술을 활용해 비밀투표 보장과 투표 조작 방지를 지원한다. 영지식증명은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데이터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투표 검증과 무결한 비밀투표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딜레마를 해소한다.

영지식증명 기술을 쓰면 암호키를 통해 투표내용은 비밀로 하면서 해당 선거의 유권자인지, 중복 투표는 아닌지 등을 따져 유효투표 여부를 검증할 수 있다. 개표 과정에서 영지식증명 기술은 빛을 발한다. 선관위가 암호화된 투표를 복호화해 개표하는데, 투표 결과는 알 수 있지만 어느 유권자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아울러 선관위 발표를 검증할 수 있는 영지식증명을 별도로 만들어 개표 결과에 대한 신뢰성 역시 담보한다.

비밀선거는 물론 보통·평등·직접선거 등 선거 원칙도 준수한다. 영문서비스를 시작으로 외국인 대상 선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노드가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모바일 운전면허증 지원 등 신원인증 방식을 다양화해 접근성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용 허들을 낮추기 위해 애플리케이션과 웹을 함께 개발한다.

아울러 광역자치단체 선거인 규모가 약 1000만명 정도에 달할 것이라고 보고, 대규모 온라인 투표를 수용할 수 있는 성능도 확보할 계획이다. 인프라 확충 단계를 진행하면서 선거인명부등록시스템의 고도화와 보안체계 강화도 추진한다.


◆공동기획 :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