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C서 '탈북민 강제 북송 저지' 결의… 與 지성호 “항저우 AG가 저지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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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호 국민의힘 의원 지난 2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PAC회의에서 '중국 내 탈북민의 위기'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사흘 동안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PAC(대중국 의회 연합체; Inter-Parliamentary Alliance on China)에서 '탈북민 강제 북송 저지'가 결의됐다. IPAC에서 중국 내 탈북민 인권 문제가 논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IPAC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유 진영 28개국, 240여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의회 연합체로 지난 3월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 가해자들에 대한 국제 제제를 이끌어내는 등 민주주의·경제·안보·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왔다.

한국에서는 북한이탈주민 출신인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다. 지 의원은 탈북한 뒤 북한 인권 단체 NAUH(나우) 대표를 역임하며 탈북민 구출에 힘을 쏟은 바 있다. 이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영입인재로 국회에 입성했다. 우리나라는 IPAC 회원국이 아니지만 지 의원은 기조연설자 등 자격으로 특별 초청됐다.

지 의원은 지난 2일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북한 국경 개방에 따른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강제 북송된 탈북민들에 대한 공개처형, 정치범수용소 수감 등 인권탄압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 의원은 “코로나로 봉쇄되었던 각국의 국경이 개방된다는 것은 곧 코로나 기간 중국에 구금되었던 탈북민의 강제 북송이 곧 재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특히 “북·중 국경의 '난핑-무산' 세관이 3년 5개월여 만에 다시 개통됐다. 이곳은 중국 지린성 난핑과 북한 함경북도 무산을 잇는 세관으로 인구 밀도가 낮고 접근성이 떨어져 비밀 송환에 이용됐다”며 “북한 인권단체 등의 현지 정보에 따르면 난핑-무산 세관과 가까운 허룽시 변방부대는 최근 구금 시설을 크게 증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사진을 보면 2019년에는 초소밖에 없던 곳이지만 현재는 펜스로 둘러친 구금시설이 증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이 북한에 송환되면 엄청난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탈북민이 북송되면 북한에서 반체제 혐의로 공개처형당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당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지 의원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진행하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이들의 강제 북송을 막을 마지막 기회라는 입장이다. 지 의원은 “신뢰할만한 정보에 따르면 현재 구금된 2600여 명의 북송은 아시안게임 직후가 될 것”이라며 “아시안게임으로 국제적인 이목이 중국에 집중된 지금이 강제송환을 저지할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한편 IPAC 공동선언문 이행결의안은 발표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한다. IPAC 공동대표이자 영국 집권당인 보수당 대표를 지낸 이언 던컨 스미스(Iain Duncan Smith) 의원 등은 탈북민 북송 문제를 자국 의회에 공론화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