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대환 국제e-모빌리티엑스포 위원장 “미래 10년 준비해 e-모빌리티 강국 도약 이끌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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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위원장

글로벌 전기차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시장조사업체 EV볼륨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전동화 판매량은 1000만대를 돌파했다.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전체 신차 판매의 15% 수준이다. 올해는 전 세계 신차 가운데 20%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을 선언한 유럽, 이어 2040년 주요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만 팔기로 했다. 가히 '전기차 전성시대'라 불릴 만하다.

김대환 국제e-모빌리티엑스포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14년 '제1회 국제전기차엑스포' 개최 후 10년이란 시간을 돌아보며 그간 쌓은 것을 바탕으로 향후 10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에 이어 전기선박, 도심항공교통(UAM) 등 e모빌리티로 영역을 확장해 '모빌리티업계 다보스포럼' 명성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전기선박, UAM과 함께 농기계도 디지털과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등 첨단 기술을 등에 업고 거대 산업으로 커지고 있어서다. 김 위원장은 “모빌리티 영역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면서 “전기차처럼 미래 10년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빌리티 산업은 우리나라 미래 전략산업으로 부상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탄소 없는 섬 청정 제주도 주유소가 기존 750개에서 500곳으로 200개가 문을 닫고 사라졌다. 화석 연료에서 친환경 전동화와 모빌리티로 대전환이 이뤄져 주유소 폐업과 같은 사례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국내 전기차 대중화에 앞장서 10년을 보내고 내년 전기차 엑스포 공식 명칭을 'e-모빌리티엑스포'로 바꿔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김 위원장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전기차 시대를 짚어보고 대한민국이 e-모빌리티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대담=이호준 전자모빌리티부 부국장

-제10회 국제전기차엑스포가 지난 5월 제주도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10년 간 여정의 의미를 듣고 싶다.

▲국제전기차엑스포(IEVE)는 자동차가 친환경 전기 에너지로 달린다고 이름 붙인 데 시작해 전기차가 대중화되면서 10주년을 맞았고, IEVE도 새 역사를 썼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2009년 가파도를 사랑한 사람으로 시작해 국제녹색섬포럼, 제주도 스마트그리드기업협회, 제주대 스마트그리드연구센터 등이 제주도와 친환경 에너지를 결합해 IEVE를 탄생시켰다.

민간 네트워크는 녹색 섬 가파도라는 섬의 정체성을 찾아 풍력과 태양광을 활용한 신재생 에너지 자원을 바탕으로 에너지 자립섬을 구축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여기에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주요 프로젝트로 선정돼 2014년 역사적인 제1회 행사가 열렸다.

섬에서 다니는 가솔린 차량 모두를 전기차로 교체해 '탄소없는섬' 가파도를 만들어 나가는 비전은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의 모델로 격상됐다. 그렇게 제주도를 세계적인 녹색섬으로 만들고, 전기차가 생소하고 변변한 시설도 없는 곳에서 글로벌 순수 전기차엑스포를 탄생시켰다.

내년이면 제주도 탄소 없는 섬 11주년, 스마트그리드 실증 사업 15주년을 맞는다. 전기차 대중화 역사를 이끌어 냈다는 게 최고 보람이다. 전기차 산업은 코로나19, 글로벌 경기 변동 등 위험 요인을 이겨냈다. 이제는 e-모빌리티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업계와 소통하고 정부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행사가 열린 지난 10년 간 국내 전기차 생태계도 많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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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위원장

▲자동차 산업은 대한민국 대표 산업이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첨단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분야에서 새로운 매출이 발생한다. 이들뿐 아니라 전동화, 전장 부품 등 다양한 산업이 함께 성장한다.

현대자동차가 전기차를 연간 30만대 이상 만들고 있지만 테슬라는 10배 이상 생산한다. 중국 전기차 선두 업체 비야디(BYD)는 테슬라를 넘어 전기차 최고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테슬라, BYD 등과의 경쟁에서 후발 주자로 밀려나면 우리나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

전기차가 대중화하고 있다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전기차 보급률을 확대하기 위해 완성차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 3차 협력 업체까지 신경 써야 한다.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 대응하려면 시간이 많지 않다. 느긋하게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체들이 1·2·3차 협력 업체와 전기차 시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

-세계전기차협의회(GEAN)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협의회 현황과 올해 주요 사업계획은.

▲전동화는 이제 완전한 대세가 됐다. 전기차뿐 아니라 선박, UAM부터 농기계까지 전동화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전동화를 넘어 지능화, 자율화가 더해진다. 전기 선박과 함께 전기 항공기도 상용화되면 최소 10년 이상 e-모빌리티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전기차협의회를 구성해 업계와 많은 소통을 해왔다.

전기차 보급률이 늘어나면 전력, 통신 등 거대 스마트그리드 전력망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방까지 전기차가 증가하면 제주, 포항 등 주요 거점에 스마트그리드를 만들고 스마트농촌도 구축할 생각이다. 협의회는 다양한 e모빌리티 기술 행사를 개최하고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과 협력을 도모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e모빌리티 시대를 리딩하는 데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

그러려면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국내외 기업 간 협력에 어려움이 있었다. 엔데믹 시대로 접어든 만큼 앞으로 e-모빌리티 분야 해외 기업·단체와 더욱 활발한 교류,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중소 기술기업이 존재한다. 지금은 거대 기업이 된 알리바바도 초창기에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기 힘들었다. 글로벌 주요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국내에서 유니콘 기업이 성장할 발판을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 내년 11회 행사는 완성차 기업 수를 다양화하면서 유니콘 기업이 전기차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협력의 장을 만들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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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위원장

-국제전기차엑스포는 내년 11회 행사부터 국제e-모빌리티엑스포로 이름을 바꾼다. 행사 명칭 변경의 의미는 무엇인가.

▲11회 행사를 계기로 엑스포도 한단계 성장할 것이다. 1만명 오피니언 리더들이 제주도에 모이는 자율주행, UAM 네트워크 장을 만들어 다보스포럼처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전기선박, UAM을 아우르는 모빌리티업계 다보스 포럼을 지향한다.

올해 행사에서 전기 선박 엑스포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 주요 해양 분야 연구 기관 대표들이 참석했다. 글로벌 기후 위기에 대응한 국내외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현주소와 적용 사례를 살펴보고 수소연료전지 보트 개발 사례 등을 공유했다. 관련 기업과 기관 등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e-모빌리티엑스포로 명칭을 바꾸는 만큼 전기 선박, 농기계와 관련해서도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할 생각이다. 전기 선박 엑스포와 같이 UAM, 농기계 엑스포도 만들어 제주도 전역을 활용해 개최할 생각이다. e-모빌리티 방향성은 이미 8년 전에 결정했고 전기선박 엑스포를 시작해 청정 제주에서 모빌리티 관련 엑스포를 통해 규모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회 행사까지 240여일 남았는데 명칭 변경과 함께 내년 행사 준비상황은. 주목할 포인트는 무엇인가.

▲전기차 대중화와 함께 10회 행사를 마무리했다. 미래 10년은 농기계 엑스포, 전기 선박, UAM 등 미래 전략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갈것인지 조망하는 행사가 될 것이다. 전기차, 스마트폰을 넘어서 디지털,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엔진을 융합해 모빌리티 비즈니스가 만들어질 것이다. 전기차를 넘어 친환경 선박과 UAM, 농기계까지 미래 e모빌리티를 아우르는 행사를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국가의 관심과 지원도 본격화할 시점이다. 대한민국 전기차 산업 성장을 e-모빌리티 시장까지 연계해 확장할 수 있도록 분발하겠다.

-앞으로 우리나라 e-모빌리티 산업과 생태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과제를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 짚어본다면.

▲국내 산업계는 학계, 연구계와 힘을 합쳐 e-모빌리티 성장만 바라보고 올곧게 가야 한다. e-모빌리티는 이미 대세가 됐다. 제주도가 10년 넘게 쌓아온 탄소 제로, 스마트그리드 실증 역량과 경험에 IT, AI 등 첨단 산업을 더해 국내 e-모빌리티 산업이 발전하는 발판을 만들어야 헌다. 우리나라가 스마트폰으로 오랜 기간 산업을 이끈 것처럼 e-모빌리티도 미래 전략 산업으로 한국 경제를 리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도 우리나라 e-모빌리티 산업 활성화에 힘을 보태야 한다. 정부가 미래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금상첨화다.

단,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정부가 앞서 원전 산업을 포기했다가 다시 강화한 바 있다. 방향성을 예측하기 불가능하다면 산업계에서는 어려움이 따른다. 정부는 예측 가능하도록 정책을 마련, 집행해야 한다. 미래 산업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법·제도도 손질해 산업이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유지해야 한다.

탄소 배출은 국가적 과제가 됐고 앞으로도 정부가 기업과 함께 노력해야 한다. 앞으로 10년이 매우 중요하다. 2030년 전기차를 비롯해 e-모빌리티 시대가 도래할 수 있도록 국제e-모빌리티엑스포도 기여하겠다.

◇김대환 위원장은...

김대환 국제e-모빌리티위원회 위원장은 1983년 한양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제주대학교 대학원 건축공학과를 수료했다. 2016년 전기차 산업 발전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기 위해 제주스마트그리드기업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제주올레 이사, 대경엔지니어링 회장, 세계전기차협의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가 전기차에서 나아가 e모빌리티 선두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관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가파도 탄소 제로 아일랜드 사업을 진행하면서 제주가 갖는 섬의 고유성과 청정 환경을 토대로 전기차 엑스포를 시작했다. 다보스포럼처럼 매년 1만여명이 모여 e-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을 논의하는 엑스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