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fK “상반기 국내 가전 시장 14% 하락”...IT기기 수요 침체 돌아서

올해 상반기 국내 가전 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가전뿐 아니라 성장을 거듭했던 IT기기까지 두 자릿수 하락세로 돌아서며 업계 전반의 부진이 심화됐다.

시장조사업체 GfK는 2023년 상반기 국내 가전 시장 조사에서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코로나 특수로 고공 성장을 거듭한 기저효과와 함께 인플레이션, 고금리, 여행 수요 회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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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상반기 국내 가전 시장 성장률(자료: GfK)

GfK는 온라인 채널 부진이 가전 시장 침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지난해 가전 시장 부진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하락률을 기록했던 온라인 채널 가전 판매는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2% 하락했다. 오프라인과 함께 성장률이 두 자릿수 동반 하락하며 시장 전반으로 확대된 가전 수요 위축을 보여줬다.

다만 오프라인 채널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6%나 하락하며 전체 가전 시장에서 온라인 채널 판매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47.9%에서 올해 49.2%로 1.3%포인트(P) 상승했다.

제품군별로 살펴보면 대형 가전 제품군이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성장률(-16%)을 기록하며 시장 하락을 주도했다.

여기에 그동안 꾸준히 성장했던 IT 기기까지 내림세를 기록하며 가전시장 전반 부진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트북, 모니터, 컴퓨터 관련 주변기기를 포함하는 IT 제품군 판매는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나 하락했다. 초·중·고등학교 정상 등교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사무실 출근 등으로 인해 IT기기 구매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카메라와 헤드폰·헤드셋 등 음향가전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15% 성장했다. 특히 음향가전은 프리미엄 게이밍 헤드셋 수요 증가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른 고가의 무선 헤드밴드 헤드폰 유행이 성장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강지혜 GfK 유통서비스팀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가전 시장 역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본격적인 시장 하락이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됐고, 재고 개선과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하락세 자체는 완만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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