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폴트 위기, 삼성·SK·현대차 對中 실적 개선 불투명

중국이 부동산발 연쇄 디폴트 위기에 빠진 가운데 주요 한국 기업의 대(對)중 실적 하락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일부 기대했지만 부동산 디폴트로 인한 소비침체로 이어져 영업환경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메모리반도체 시장 회복이 난망한 상황이다. 데이터센터와 IT상품 분야 수요가 살아나야 하지만 중국 현지 IT 관련 설비투자와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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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 같은 추세는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에서도 드러난다. 2021년 59조7247억원, 2022년 54조6998억원을 기록했던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올해 상반기 17조8080억원에 그쳤다. 현 추세라면 올해 40조원을 넘기기 힘들다. 중국이 코로나 폐쇄정책을 펼쳤을 때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여기에 디폴트 위기까지 추가되면서 중국 메모리반도체 영업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도 중국 시장 자동차 판매량이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0년 45만4734대, 2021년 35만 8770대, 2022년 25만 3957대로 매년 10만대 가량 판매가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동기대비 25.7% 증가한 11.8만대(도매 기준)를 판매했지만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 올해 하반기에는 중국 경제 침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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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아 양재 사옥 전경

현대차는 중국 내 생산시설 규모도 줄이고 있다.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충칭 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베이징 1공장을 2021년 매각했고 창저우 공장도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칭 공장까지 팔리면 현대차의 중국 내 생산공장은 2곳으로 줄어든다.

대중 실적 부진과 함께 현지 경제불황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점차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움직임도 보인다. 현대차는 중국 생산 비중을 줄이는 대신 미국과 인도, 한국, 인도네시아에서 공장을 증설하며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미 수년 전부터 중국 사업을 축소했다. 2021년 SK차이나가 베이징 SK타워를 매각한 데 이어 중국 렌터카 사업에서도 발을 뺐다.

최태원 SK 회장이 강조했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도 최근 내부 전략회의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이 사살상 후순위로 밀린 것은 중국 경기와 거시 환경 등을 고려한 조처다. 최 회장은 지난해 CEO 세미나에서 “지정학적 긴장 등 거시 환경의 위기 요인이 추가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최근 중국 내 경기를 고려하면 중국 사업 축소 전략은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 투자가 지속됐다면 현재 다양한 위험 요인이 부상했을 수 있다”면서 “미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시선을 돌린 것은 적절한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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