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88〉새로운 시각이 요구되는 미디어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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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지난 몇 년 동안 미디어산업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디어산업의 본질이 규제 중심과 기술 선도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인터넷의 광대역화가 기술적으로 미디어산업의 변화를 빛의 속도로 가능케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미디어의 본질인 규제면에서는 디지털 시대 이전 아날로그시대로부터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닐슨에 의하면 지난 7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청률 측정에 포함시킨 이래 스트리밍 서비스가 지상파와 케이블TV를 처음으로 앞섰다고 발표했다. 소위 리니어TV 시청률이 50% 미만을 기록했다. 여름이라는 특이 사항을 고려하더라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이제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방송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음을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지난 2분기에도 약 1.7백만 가입자가 유료방송 가입을 취소하는 코드커팅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기존 미디어를 바라보는 우리 시각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몇 달전부터 진행중인 미 작가협회와 배우협회의 파업에서도 이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이슈가 중심에 있다. 주요 이슈 중 하나가 영화산업에서의 AI 사용에 관한 것이라고 지난 번 기고에서도 언급했었다. AI가 동반한 엔터테인먼트산업의 급속한 변화가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것을 넘어 산업자체를 요동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미 작가협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디즈니, 아마존과 넷플릭스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로 부상하면서 미디어시장에서 3대 독점 기업이 됐다고 규정했다. 작가협회의 파업은 이런 새로운 환경과 현실에 관련되었다고 밝혔다.

온라인 영상의 부상은 이전 보다 더 많은 컨텐츠를 제작하고, 더 많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되고,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그램들은 또 다시 독점화 되어갔고 디즈니,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미디어의 게이트키퍼로서 완전하게 자리잡게 된 것이다.

보고서는 디즈니는 컨텐츠제작, 아마존은 컨텐츠 배송, 넷플릭스는 창작자 고용에 있어서 게이트키퍼 역할을 한다고 명시했다. 경쟁을 하기 보다는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빅테크기업처럼 인수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인접 주변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했으며, 지배력 유지를 위해 서비스 가격을 인하해 판매한 것이다.

새롭고 다양한 컨텐츠를 제작하기위한 투자와 경쟁의 시대에서 몇 몇 거대 사업자 손에 프로그램이 집중되는 독점적 행태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규제대상에서 벗어난 스트리밍 서비스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규제 당국자들이 해야 할 사항들을 요청했다. 더 이상 인수 합병을 승인하지 않고, 반경쟁적 행태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와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규제 요청이 그것이다.

물론 미 작가협회 보고서는 창작자 입장에서 기술한 것이므로 상대방 사업자입장에서는 반대입장을 표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시장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요구하는 것은 확실하다.

바이든 정부 들어선지 거의 3년이 되는 시점에 FCC 위원 마지막 한 자리를 위한 청문회 막바지에 있어 9월부터는 본격적인 임무를 할 것이라고 한다. 망중립성 정책의 회복, 보편적서비스 개혁 및 지상파와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규제와 같은 논란이 많은 이슈들이 논의대상이라고 한다. 위 언급된 이슈들이야 말로 디지털과 인터넷으로 인해 기술적으로 급변하는 미디어산업을 새로운 시대의 규제와 정책으로 포용하여 한 획을 긋는 것들이다.

국내도 이제 막 6기 방통위가 출범을 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일으킨 쓰나미를 넘어야 하는 국내 미디어산업 입장에서는 지금이야 말로 일분일초가 아까운 너무나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목소리를 듣는 것을 넘어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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