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았다. 롯데홈쇼핑이 케이블TV(SO) 사업자인 딜라이브강남케이블티비에 '블랙아웃' 카드를 꺼내들면서다. 개정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지 5개월여 만에 송출수수료 협상이 최종 불발된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강남케이블티비에 오는 10월 1일 자정부터 방송송출을 중단한다고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회사 측은 “딜라이브강남케이블티브이와의 방송 송출 계약 종료로 방송 송출을 중단할 예정”이라며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제8조 2항에 따라 중단 예정일인 1개월 전 홈페이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 이를 알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이 블랙아웃이란 초강수를 둔 것은 송출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겪다 결국 불발되면서다. 비대면 소비 특수가 줄어 외형 성장이 멈췄지만 송출수수료는 매년 늘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무려 92.8% 급감한 2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송출수수료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12개사(TV홈쇼핑 7개·T커머스 5개)가 유료 방송 사업자에 지출한 송출수수료는 전년 대비 7.4% 증가한 2조4148억원이다.
유료 방송 사업자 매출 비중에서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가장 많이 받은 곳은 IPTV사업자로 총 1조4795억원을 기록했으며 종합유선(SO) 7558억원, 위성 1795억원 순이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홈쇼핑사의 모바일 매출을 송출 수수료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송출 중단으로 인해 수신료 부담이 커질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췄다. SO 업계 관계자는 “송출중단이 되면 SO 입장에서는 매출 감소에 따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수신료를 줄일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내몰리게 될 것”으로 “도미노처럼 유료방송 생태계가 타격을 입게 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사상 초유의 블랙아웃 사태를 막기위해 협상 중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홈쇼핑을 시작으로 전체 홈쇼핑사업자로 확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송출수수료 갈등 해소를 위한 개정 가이드라인을 3월부터 시행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개정 가이드라인 운영을 위한 세부 지침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송출수수료를 두고 사업자 간 이견이 큰 만큼 정부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