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 재가입 권고 여부를 결론짓지 못했다. 18일 한 차례 더 회의를 개최해 관련 논의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삼성 준감위는 16일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임시회의를 열어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으로 새 출발 하는 전경련 재가입 여부를 논의했지만 이견 속에 마무리하지 못했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18일 추가 회의를 갖기로 했다.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고 여러 다양한 배경의 위원들이 위원회를 구성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서 다시 회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삼성 5개 계열사의 전경련 재가입을 두고 법적 리스크 등을 검토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경련은 22일 임시총회를 열어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흡수·통일과 한경협 명칭 변경을 의결할 예정이다. 기존 한경연 회원사인 삼성전자 등 5개 계열사는 한경협으로 회원 자격을 자동 승계할지 이사회와 준감위 논의를 거쳐 결론 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삼성 준감위 소속 7명의 위원들은 전경련이 내놓은 자체 혁신안 검토는 물론 삼성 계열사의 전경련 재가입 타당성, 법적 리스크, 여론 등 다양한 관점에서 재합류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가 2시간 넘게 진행됐지만 재가입을 두고 위원간 이견이 지속되면서 이틀 뒤 재논의를 결정하며 회의를 마쳤다.
회의에서는 전경련 재가입 시기와 함께 정경유착을 원천 봉쇄할 안전장치 유무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전경련은 정경유착을 근절할 자체 혁신안을 내놓을 정도로 적극적이지만, 삼성이 이를 수용할 만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준감위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재가입 문제와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삼성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느냐, 없느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을 두고 비판 목소리가 커진 것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짙다.
삼성 준감위가 18일 추가 회의를 통해 재가입 권고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만큼 내주 초에는 이 결과를 토대로 삼성 내부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가입 권고로 결정될 경우 이르면 21일께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가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를 의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