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의 CX 트렌드]〈13〉고객의 감정은 관계 속에서 확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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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HS애드 DX실장

'누구나 직장에서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피곤하고 힘이 빠진다. 기분도 다운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아이들이 뛰어나와 반갑게 맞아주면 달라진다. 가족과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기분이 점차 밝아진다. 오늘 하루 직장에서 겪었던 힘든 문제는 어느새 잊어버리고 곧 가족들과 함께 웃게 된다.'

방금, 여러분은 '감정 전염(Emotional Contagion)'의 형태를 경험했습니다.

감정 전염은 최초로 감정을 표현한 사람의 감정을 다른 사람이 모방하여 변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판단과 평가의 정보로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감정 경험과 대상의 평가가 근접해서 이루어질 경우 감정의 전염은 대상의 평가로 전염된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 특정 브랜드 상품을 구매한다면 해당 구매 브랜드에 그 감정이 전이될 수 있다.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의 저자인 다니엘 골멘은 인간은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자 하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과학저널리스트인 골멘은 또 인간이 같은 사회 환경에 속해 있거나 친밀한 관계에 있을 때 감정 전염은 더욱 빈번히 발생한다고 저서에서 언급했다.

과거의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체를 넘어 온라인 등으로 매체가 다양해지고 활성화된 요즘 감정 전염은 더욱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기존 뉴스나 잡지는 거의 대부분이 친분이 없는 타인들 이야기로 구성된다. 이와 달리 새로운 매체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소셜미디어는 나와 직간접적으로 친분이 있거나 관심이 있어 '연결됨'을 승인한 이야기로 채워진다.

이처럼 연결된 사용자가 작성한 콘텐츠는 콘텐츠를 보는 이와 개인적 관련성이 높고, 작성된 콘텐츠의 수용도 또한 높다. 이 때문에 소셜미디어는 연결과 소속이라는 순기능적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감정 전염이라는 역기능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한 연구조사에서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콘텐츠 내용이 연결된 사람들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했다. 어느 사용자의 상태 업데이트에 '행복, 우울, 아픔'이라는 표현이 들어갔을 때, 이후 며칠간 연결된 사용자들이 게재하는 콘텐츠에서도 이와 유사한 감정 단어가 발견된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소비자의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경험을 공유하고, 전파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감정 전염도 발생시키기 마련이다. 긍정적 경험이 전염되면 입소문처럼 브랜드에 좋은 소식이겠지만, 반대의 경우가 발생한다면 이보다 더 큰 위험 요인이 없다.

이러한 부정적 감정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부정적 감정과 양립할 수 없는 긍정적 감정 부스터 샷을 만들어 대응하는 것이다. 고객의 비판, 찡그린 표정 등 하나의 부정적 감정에 미소, 긍정적인 피드백, 축하 등의 형태로 적어도 세 가지 이상의 긍정적 경험 요소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고객의 부정적 감정 전염의 확산 속도를 늦추거나 오히려 역전시킬 수도 있다.

물론 이 같은 성과를 거두려면 브랜드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브랜드는 고객의 관계 네트워크를 꼼꼼히 살펴 봐야 한다. 동시에 고객의 감정적 웰빙을 개선하기 위한 고객 경험 여정을 지속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이현정 HS애드 DX실장 mktbridge@hsa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