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휴가 기간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부실시공 사태에 대해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 LH는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이지만 오늘 오전에도 비서실장, 관련 수석들과 무량판 부실 시공 문제를 유선으로 심도 깊게 논의했다”며 “윤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도 무량판 부실 시공 관련 당정 간 긴급회의를 통해서라도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LH는 91개 단지 중 철근이 누락된 15개 단지 정보를 공개한 후 전관특혜 논란이 일자 건설 카르텔 척결을 위해 대책 회의를 열고 관련 조직 설치를 결정했다.
LH의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는 경기남부지역본부에 설치하고 건설안전기술본부장이 본부장을 맡는다. 카르텔이 철폐될 때까지 운영한다. 설계, 심사, 계약, 시공, 자재, 감리 등 건설공사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관예우, 이권개입, 담합, 부정·부패 행위 등을 근절하는 역할을 한다.
LH는 부실 설계·시공·감리가 한번이라도 적발되면 해당 업체를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까지 도입을 검토한다. 또 시공사, 설계사, 감리사까지 LH 사업에 참가하는 업체의 전관 목록을 모두 사업제안서에 기록해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관이 없는 업체에 일정한 가점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감점 제도는 형평성 상 무리가 있을 것 같아 가점을 검토한다는 것이 LH 설명이다. 전관업체 간 담합 정황이 의심되면 즉시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도 의뢰할 예정이다.
또 LH가 발주한 공공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설계, 시공, 감리 관련 업체와 관련자를 수사 의뢰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국민의 보금자리로서 가장 안전해야 할 LH 아파트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번에 건설안전을 제대로 확립 못 하고 전관특혜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하면 'LH의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고강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5시 긴급 고위당정회의를 갖고 민간아파트 조사 방안을 포함해 건설 카르텔 근절 방안을 논의했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