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주자…늙은 쥐, 덜 늙고 수명 10%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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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한 40대 억만장자가 회춘을 위해 아들의 피를 수혈받는 '젊은 피'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생체지표 검사 결과에서 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쥐에게는 비슷한 방법이 효과를 보였다. 늙은 쥐와 젊은 쥐의 혈관을 연결시키자 늙은 쥐의 노화 진행이 느려지고 수명도 최대 10% 늘어난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듀크대 제임스 화이트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젊은 쥐와 늙은 쥐의 순환계를 외과 수술로 연결하는 병체결합(竝體結合, parabiosis) 실험을 진행했는데, 늙은 쥐의 수명이 최대 12주 늘었다고 전했다. 이 기간은 쥐 수명의 10%, 인간으로 따지면 8년 정도 수명이 늘어난 수준이다.

또한 노화 방지 효과도 확인했다. 이 효과는 쥐들을 분리한 후에도 오래 지속돼 '신체 나이 시계가 멈춘 것' 같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순환계를 공유한 기간이 길수록 효과도 더 오래 지속됐다.

화이트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젊은 쥐의 핏속에 활력을 높이는 성분과 화학물질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만약 젊은 피에 늙은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는 분자가 포함되어 있다면 이를 밝혀내 회복 속도를 높이고 노화를 멈추고 수명을 연장하는 치료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늙은 쥐의 생체 시계가 느려진 만큼 젊은 쥐의 생체 시계는 빨라졌다. 화이트 교수는 “젊은 쥐들도 결합에 영향을 받았다. 젊은 쥐들은 빠르게 나이 들었으며, 늙은 쥐와 분리하면 생체 시계가 다시 돌아왔다”고 전했다.

화이트 교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인간을 병체결합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윤리적이지도 않다”며 “쥐에서의 노화 방지 효과도 칼로리 제한 같은 다른 전략이 병체결합보다 더 좋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에서 늙은 쥐의 수명을 12주 늘리기 위해 병체 결합한 기간이 12주다. 인간으로 따지면 노인이 8년을 더 살기 위해 젊은이와 병체 결합해 8년을 생활한 꼴이다.

화이트 교수는 “이 결과는 젊은 쥐의 혈액 순환이 늙은 쥐의 건강을 증진하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어떤 요인이 그런 효과를 내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이 요인들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다음 연구 목표”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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