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BMW·GM·혼다 등과 충전 동맹...북미에 충전소 3만개 짓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독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일본 혼다와 손잡고 전기차 충전 동맹을 맺는다. 전기차 수요 급증에 따른 안정적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북미 지역에 3만개 초고속 충전소 신설을 위해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이 북미에 초고속 충전소를 세우면서 시장 선두인 테슬라 충전 동맹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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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그룹은 27일 북미에 충전소 3만개 설립에 투자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구체적 금액 등 세부 내용은 현재 조율하고 있지만 완성차 7개 업체 합작사(조인트벤처·JV) 출범은 큰 틀에서 합의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 이번 투자는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현대차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 비전과 일치한다”며 “현대차의 전동화에 대한 전문성은 충전 환경을 재정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는 “북미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전기차 시장이며 고속 충전에 대한 접근성은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는 핵심 요소”라면서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해 전기차 소비자에게 긍정적 충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V의 충전소는 모든 전기차 고객이 이용하도록 미국 표준인 CCS 커넥트를 제공한다. 기존 테슬라는 포드, 리비안의 충전 규격인 NACS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테슬라 NACS 충전 규격 사용 시 충전 속도를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 사장은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NACS에 동참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현대차 전기차를 테슬라 충전 규격에 연결하면 충전 속도가 느려져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JV의 북미 전기차 충전소는 2024년 여름에 처음으로 개장한다. 이후 캐나다로 확대할 예정이다. 각 충전소에는 고출력 DC 충전기가 설치되며 지속 가능 전략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테슬라 NACS 기반의 커넥터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 정부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로 보조금(NEVI)을 지원받는다. JV는 북미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올해 안에 설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 7개사가 전기차 충전소 구축을 위한 JV에 최소 10억 달러(약 1조275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협력은 미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3만2000대 공공 DC 고속 충전기가 있다. 이를 230만대의 전기차가 이용하고 있다. 충전기 1대당 차량 비율이 72대 수준이다.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2030년까지 도로에서 운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3000만∼4200만대의 충전 차량을 지원하려면 18만2000대 DC 고속 충전기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미래 전기차 사용자에게 충전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여 북미 전역에서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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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