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 도시 프로젝트 '네옴'이 아시아 최초로 국내 기업들과 전문가들에게 공개됐다. 먼 미래 구상 정도로 보였던 네옴이 공사 진행과 함께 현실화 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네옴 전시를 위해 방한한 나드미 알 나스르 네옴 CEO는 2030년까지 1단계 공사 완공 계획을 밝히고 향후 비전에 대해서 한국 기업들과 공유했다.
국토교통부와 네옴은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하는 디스커버 네옴 투어와, 국토부X네옴 로드쇼 및 전시 개막식 행사를 진행했다.
네옴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 비전 2030 일환으로 발표한 초대형 미래 도시 프로젝트다. 총 투자금액이 500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홍해와 인접한 사막과 산악지대에 서울의 44배 크기로 신도시들을 지을 계획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진두지휘해 사업을 추진 중으로, 2021년 밑그림이 공개된 후 1년 반 동안 인프라 공사가 곳곳에서 시작됐다.
네옴의 대표적인 도시는 길이 170km, 폭 200m, 높이 500m의 선형도시 '더 라인'이다. 해양 산업도시 옥사곤, 동계 올림픽이 열릴 트로제나, 휴양지 신달라 등으로 구성된다.
더 라인은 1단계로 2030년까지 3개의 모듈과 공항을 건설한다. 한 개의 모듈은 길이 800m로 도보로 5분안에 이동하면서 학교나 편의시설 등이 들어갈 수 있는 단위다. 3개 모듈 2.4km 도시가 우선적으로 세워진다. 첫 모듈은 2027년 완성한다.
한국 기업들도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더 라인의 교통 축이 되는 '스파인' 12km 구간의 터널 첫 구간 공사를 수주했다.
휴양지 신달라 공사는 더욱 빠르다. 입주할 호텔들과 이미 계약을 마치고 2024년 오픈한다.
24일 개최된 디스커버 네옴 비공개 행사에는 국내 100여개 기업의 비즈니스 리더 총 250여 명이 참석했다. 나드미 알 나스르 네옴 CEO와 더 라인·신달라·트로제나·옥사곤 등 네옴 지역 리더 뿐만 아니라, 건설, 미디어, 교육, 헬스케어·바이오, 관광, 에너지 등 다양한 부문별 리더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에 대해 설명했다.
네옴은 세계에 계획을 알리고 투자와 신기술을 유치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주요 도시에서 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다. 아시아에서는 서울이 처음이며, 앞으로 뭄바이, 싱가포르, 도쿄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이 아시아의 출발이라고 강조한 나드미 알 나스르 CEO는 “오랜 역사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비전을 공유해온 사우디와 한국은 네옴을 핵심적 역할로 삼아 조인트벤처 및 지식 교환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야심 찬 도시개발 프로젝트에 동참할 한국 기업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전시회는 혁신적인 네옴 프로젝트를 한국에 알리고, 네옴과 한국기업·정부 간의 상생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말했다.
한편, 26일부터는 전시회가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지난 7월 20일 12시부터 시작된 네옴 전시회 온라인 홈페이지 사전 등록 인원은 24일 기준 40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